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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더위, 갈아 먹는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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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여름을 맞아 커피.아이스크림 전문점들이 얼음 장사에 나섰다. 얼음을 잘게 갈아 넣은 음료수 '슬러시'의 비중을 점차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 커피.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팔린 슬러시 형태의 음료는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스타벅스.커피빈 등 주요 커피숍에서 슬러시 형태의 얼음 음료 매출이 일반 찬 음료의 매출을 제치자 업체마다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개발에 나섰다.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얼음 씹는 맛=슬러시 음료 붐은 1995년 스타벅스가 내놓은 프라푸치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많다. 이탈리아 말로 각각 얼음과 커피를 뜻하는 '프라페' '카푸치노'를 합성한 이름이다. 원래 얼음과 커피를 갈아 낸 음료였지만 과일.녹차 등 다양한 맛이 속속 개발됐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여름철 7~8월에 판 프라푸치노는 이 기간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했다.

프라푸치노의 성공 이후 커피 전문점마다 앞다투어 여름용 슬러시 음료를 출시했다. 아이스블렌디드(커피빈).아이스플레이크(엔젤리너스).아이요테(할리스커피).쿨라타(던킨도너츠) 등이다. 얼음에 시럽.음료를 넣고 잘게 갈아 낸다는 점이 같다. 최근엔 아이스크림 업체도 가세했다. 하겐다즈는 아이스크림과 얼음.탄산수를 섞은 음료 '스파클링 아이스 소르베'를,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커피.얼음을 섞은 '카푸치노 블라스트'를 올해 출시했다.

아이스크림 제조 업체인 빙그레 측은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으면 아이스크림 대신 빙수.얼음을 찾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엔젤리너스 마케팅팀의 방주식 주임은 "냉장고에서 막 꺼낸 음료수의 온도는 7~8도인데 얼음이 섞인 음료는 얼음이 다 녹기 전까지 4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재료 인기=신제품들은 대부분 자연 재료를 직접 갈아 넣었다는 점을 내세운다. 엔젤리너스커피와 스타벅스는 '마시는 팥빙수' 개념의 팥 슬러시를 내놨다. 엔젤리너스의 '레드빈카페 아이스플레이크'(5300원)와 스타벅스의 '레드빈 프라푸치노'(5000원대)다. 새콤한 맛이 여름철에 더 어울린다는 점을 노린 신제품도 많다. 하겐다즈의 '스파클링 아이스 레몬소르베'(4900원), 던킨도너츠의 '레드자몽 쿨라타'(4000원), 스무디킹의 '스트로베리 익스트림'(5000원) 등이다. 14가지 종류의 슬러시 음료를 파는 커피빈은 손님의 요청에 따라 설탕 대신 칼로리가 낮은 감미료를 넣어 주고, 스무디킹은 무지방 우유를 사용한 '엔젤푸드'를 따로 선보이며 20대 여성들을 공략한다.

식품 업체들의 얼음 신상품도 눈에 띈다. 풀무원은 지하수를 얼린 얼음조각을 컵 용기에 담아 파는 '컵아이스'(200g 700원)를 출시했다. 아무 맛이 첨가되지 않은 얼음이 편의점에서 팔리는 것은 처음이다. 풀무원 측은 "야외에서 얼음을 넣은 음료수를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라며 "무더운 날씨엔 얼음만 씹어 먹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빙그레는 여름철 효자 상품인 '더위사냥'의 오렌지 맛 버전 더위사냔 오렌지(150㎖ 700원)를, 롯데제과는 슬러시 타입 아이스크림 '설레임'의 키위맛(1000원)을 새로 출시해 여름 공략에 나선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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