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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차원 남북교류에 물꼬 |「아시아…」 여성대표 평양토론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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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북한·일본 여성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1∼6일까지 평양에서 열렸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제3차 토론회는 3국 여성들이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종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한 대회였다. 3국 여성대표들은 5일 오후 본국귀환에 앞서 가진 마무리회의에서 앞으로 이 토론회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내년 동경에서 4차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때 의제는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됐던 종군 위안부 문제.
이번 토론회에 참가했던 이효재 공동대표는 『종군 위안부 문제는 한반도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아시아여성이 피해자라는 점에서 아시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산돼야 할 과거』라며 『토론회에 참석한 최대 피해 국인 한반도와 가해 국인 일본의 3국 여성대표들은 앞으로 아시아평화라는 대전제 하에 과거의 진상규명과 일본의 배상,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과정을 통해 일본 신 군국주의화의 위험성을 세계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민족 대단결과 여성의 역할 ▲일본의 조선침략과 지배, 전후보상 ▲평화창조와 여성의 역할 등 지난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한일, 남북관계의 과거·현재·미래의 조망이라는 광범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유토론 주제로 현재 3국간의 최대 현안이 되고있는 종군 위안부문제를 추가, 이전의 피상적이고 광범위한 토론을 벗어나 종군 위안부 문제야말로 3국 여성들이 힘을 합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합의점을 찾아냈다.
특히 이번 토론회 기간동안 열렸던 북측 생존위안부와의 좌담회를 통해 북측 종군위안부의 강제 징집시기와 구체적 피해사실의 증언을 청취함으로써 그동안 한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던 실태조사가 한반도 전체로 확대되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북측의 일본을 제외한 남북여성협의기구 구성제안, 일본측의 한국·북한·일본 3자의 종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기구 창설제안 등 여성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도 무성했다. 이에 대해 이 공동대표는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자유롭게 의견이 교환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조성이 선행돼야 여성 협의체도 제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보키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의 민간인 여성들이 정부인가 하에 북한을 공식방문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이번 토론회 결과가 앞으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에 대해 아직 분명히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민간차원에서 각종 남북교류를 위한 노력이 한층 더 활발해지리라고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 양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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