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가족사업」인기/형제공동투자… 영업·기술 등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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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신뢰도 높아 첨단산업분야에 적합
다양한 직업을 가진 가족끼리 모여 공동으로 사업을 벌이는 이른바 「가족사업」(Family Business)이 번창하고 있다.
전가족이 한사업으로 가계를 꾸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금은 공동투자하지만 일부만이 사업을 운영하고 나머지는 각자 자기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필요한 경우에 기술·영업방법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가족사업」의 특징이다. 이동호씨(64)는 네아들과 함께 공동으로 1억원을 모아 서울용산관광버스터미널 2층에 「프로테크」란 컴퓨터와 주변기기 및 정보통신기기 전문취급점을 설립,운영중이다.
구한국전기통신공사(현한국통신)의 통신기술분야에서만 평생을 일하다 지난 89년 정년퇴임한 아버지 이씨가 1년간의 구상끝에 자신의 기술에다 자식들의 지식·사회활동의 이점을 살려 「가족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아버지를 대표로 네아들중 전자공학과 교수인 장남 황수씨가 기술자문을 맡았고,미국 LA의 컴퓨터업체에 근무하는 둘째 행수씨가 미국지사 역할을 담당키로 했으며 기업체에 다니는 셋째 완수씨는 경영을,출판사에 다니는 막내 중수씨는 외국정보수입이나 대외서류작성 등을 맡았다.
「프로테크」는 통신기기에서 애널로그신호와 디지틀신호를 바꿔주는 변환기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아버지 이씨는 이에 대해 『앞으로 국내에도 곧 멀티미디어시대가 올 것이며 지금은 거의 없는 변환기시장 규모도 1천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서울 삼성동 동성빌딩 14층에서는 홍윤택씨와 부인 윤정혜씨,두동생 우택·지택씨 등 4명이 매킨토시컴퓨터와 외국의 멀티미디어·교육용 프로그램을 대리점·광고회사 등에 공급하고 한글화하는 B&C란 「가족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매킨토시컴퓨터를 자주 접한 막내 지택씨가 작년 8월 작은형 우택씨와 함께 아버지·친구 등의 자금을 모아 총 6천만원을 투자,B&C를 처음 설립했는데 두달뒤 미국에서 경제학박사과정을 마친 큰형 윤택씨 부부가 합류했다. 형부부는 해외업무와 국내영업을,두동생은 기술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박금일 구조개선사업부장은 『가족사업은 사람보다는 기술·지식과 구성원간의 신뢰가 필요한 전문기술분야에 적합해 첨단산업이 발달할수록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자칫 폐쇄적으로 흐를 수 있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선결과제』라고 말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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