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신인기용 롯데벤치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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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롯데에는 자신감을, 삼성에는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준 3연전이었다.
결과는 롯데가 내리 3연승을 거뒀고 삼성은 3연패의 수모를 겪었다. 양 팀간의 통산전적은 삼성이 1백20승 5무 7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었다.
롯데는 1차전(1일)에 에이스인 윤학길( 윤학길)을 내세웠고 삼성도「롯데킬러」로 이름난 성준(성준)을 앞세워 기선제압을 노렸다.
그동안 대 삼성전에서 1승3패로 부진, 삼성에는 잘 안 통하는 투수로 알려진 윤은 이날 낮게 깔려 꽂히는 빠른 직구가 주효, 4안타를 내주며 역투한 끝에 선제 1승을 잡아 롯데 벤치의 우려를 말끔치 씻었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이기려면 에이스인 윤학길의 뒷받침이 없으면 힘들다는 게 롯데벤치의 생각이었다.
윤은 이 같은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고 나아가 자신도『삼성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 삼성으로서는 또 하나의 천적투수를 만들어준 셈이다.
2일 더블헤더로 벌어진 경기는 롯데벤치의 승리로 볼 수 있다.
롯데는 우선 삼성의 의표를 찌르고 1, 2차전에 윤형배( 윤형배) 김상현(김상현) 등 두 신인투수를 선발로 세웠다.
겁이 없는 두 투수는 삼성타자들에 대한 공포감이 전혀 없었다. 선배투수들이 지니고 있는 패배의 두려움(상성징크스)도 없는듯 했다.
이들은 강병철(강병철)감독의 기대대로 윤과 김이 각각 5안타로 삼성 타선을 잘 틀어 막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반면 삼성타자들은 풋내기(?)인 이들의 투구를 얕잡아보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마구 방망이를 휘두르다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삼성은 득점찬스에서 팀을 위한 배팅을 하는 선수가 없었다.
삼성으로서는 『롯데는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게돼 앞으로 벌일 준플레이오프 3연전이 부담으로 남게 됐다. 롯데는 자신감 회복이 3연승 보다 더 값진 소득이었다.

<대구=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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