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자금 3조원 푼다/오늘부터… 2조원은 현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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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자금난 기업에 우선 지원/체불업체 담보 없어도 신용대출 방침
1일부터 올 추석자금이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추석을 앞두고 총 3조원 정도의 돈(총통화 기준)이 시중에 풀리는데,특히 현금수요가 많아 이중 2조원은 현금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관계자는 『추석자금은 통상 추석 1주일을 앞두고 상여금 등으로 풀리며 2∼3일 전에는 각종 납품·하청대금 결제자금으로 나가는 양상을 보인다』며 『올해도 이를 감안해 5일을 전후해 추석자금을 집중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통화당국은 그동안 매년 추석전 열흘동안 2조원내외의 현금통화를 공급해 왔다.<표참조>
한은은 예년과 같이 부도·부설업체의 밀린 임금지급을 돕기 위한 특수자금 방출은 없지만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기업 등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우선적으로 자금을 대출토록 지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기업체가 원할 경우 당좌대월의 한도까지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줄 방침이다.
정부는 1일 현재 2백8개업체 9백12억원에 이르는 체불임금을 해소하기 위해 이들 업체에 대해 담보물이 없더라도 신용대출을 해줄 계획이다.
노동부는 이에 따라 체임해소를 위해 금융지원을 신청한 (주)한양·(주)삼화 등 네곳과 현재 가동중인 업체중 자금난으로 체임발생이 우려되는 곳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한은측은 8월중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함에 따라 이미 상당한 자금이 풀려있고 9월초에 풀릴 자금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올 추석자금사정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한은은 또 예년에 비해 현금통화 공급규모가 약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신용카드가 널리 보급되고 당좌수표와 자기앞수표의 이용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며 전체 통화공급규모로 볼 때는 3조원 정도의 돈이 풀리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8월초 돈줄을 죄다가 회사채 등 시중 실세금리가 오름으로써 증시침체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중순이후부터 통화관리의 고삐를 풀어 8월말 현재 총통화증가율이 19%선을 넘어서고 평균잔액증가율도 18.8% 수준에 이르는 등 돈이 많이 풀려 시중자금사정이 비교적 나아졌다. 그러나 9월초에 다시 3조원의 자금이 풀림으로써 분기말(9월) 통화관리목표인 18.5%를 지키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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