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장에서 만난 전도연 "오늘밤 가야할 파티가 3곳이나 돼서 무척 바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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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전도연을 선택했다. 27일 오후 열린 제60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전도연(34)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에서 한국 배우가 주연상을 받은 것은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꼭 20년만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황금빛 나는 드레스를 입고 시상대에 오른 전도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 현장을 전도연의 생생한 육성으로 전한다.

*27일 오후 8시 시상식장에서


(AP)

"아 되게 믿지기 않는데요. 훌륭한 작품속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 지 모르지만, 그런 자격을 주신 칸영화제에 감사드립니다. 저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일을 감독님과 송강호씨, 강호 오빠 덕분에 신애라는 인물이 가능해졌어요. (이 때 송강호 자리에서 일어나 몸돌려 객석을 향해 인사)환영해주신 칸 영화제 여러분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27일 오후 시상식이 끝나고 수상자들이 차례로 나선 기자회견장에서

-칸 뿐 아니라 국제영화제가 처음이냐는 질문에

"영화제 경험이 이번이 처음인데, 세계적으로 큰 칸영화제에서 첫 경험을 한 게 영광스러워요. 저한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통역은 아무 상도 못받을 거라고, 라고 번역했음) 최면을 걸곤 했어요. 저를 진정시키려고. (기대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숨고만 싶었어요. 이제는(그런 말이) 응원과 축하의 메시지가 돼서 기뻐요."

-한국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곤 했는데, 어떠냐, 결혼이 최고의 선물이냐(영어질문이었는데 한국어 통역이 정확했는지 의문, 이번 수상이 최고의 결혼선물이 아니었냐는 것일수도) 등등 홍콩기자 질문

"네..아하하(특유의 콧소리) 한국에서 과한 상을 받곤 해서 개인적으로 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는데. 이창동 감독님 통해 칸에 올 줄도 몰랐고요. 즐기려고 했어요.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근데 한국에서도 좋은 상 많이 주셨지만 이번 칸영화제 상이 제 인생에 큰 의미가 될 것 같아요. 결혼? 제 인생에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지요."

*기자회견이후

기자회견을 마친 전도연은 종종걸음으로 회견장을 떠났다. 심사위원단, 수상자 기자회견 끝난 시각이 밤 10시. 전도연의 매니저는 "오늘 밤 (전도연이) 가야할 파티가 수상자 파티를 비롯해 3곳이나 돼서 무척 바쁘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칸=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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