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창' 이후 노출신 최다예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붉은색 긴 웨이브 머리, 박장대소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화끈·솔직·털털'. 배우 신은경(34)에게서 연상되는 단어들. 여느 톱스타 여배우 답지 않은, 사람 냄새나는 그녀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신은경이 6월2일 첫방송될 SBS TV 주말극 '불량커플'(극본 최순식, 연출 이명우)로 8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미연 고소영 등 톱스타 여배우들이 참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톱스타 여배우들의 안방극장 부활'이라는 책임을 짊어진 그녀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을 터. 격한 액션신도 불사하는 그녀의 열정이 어떤 빛을 발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창' 이후 최다 노출신!
 
드라마 '파일럿' '종합병원' 등을 통해 중성적인 매력을 과시했던 그녀는 1997년 영화 '창'에서 창녀 역으로 파격적인 노출신을 펼쳐 또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그랬던 그녀가 결혼은 싫고 아이만 갖고 싶은 패션잡지 노처녀 편집장 김당자 역을 맡아 10년 만에 그보다 더한 노출신을 감행한다.
 
"상황이 너무 재미있고 웃겨서 노출이 있다는 것을 못느껴요, 하지만 막상 제가 촬영을 위해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으로 현장에 있으니까 스탭들이 다소 얼굴을 붉히더라고요. '수영복도 입는데 뭘 그러냐'고 오히려 농담을 했어요. 서로 어색해하면 연기하기 힘들잖아요"
 
열정적인 연기자 신은경스러운 시원한 답변. 이번 역할을 위해 몸무게를 5~6kg이나 감량했던 것도 그런 성격에서 비롯됐다.
 
"김당자라면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을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여잔데, 옆구리살도 삐지면 안되죠. 유부녀가 그래도 되냐고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는데, 저런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8년 만의 안방 복귀, 호된 신고식
 
극중 임신을 위해 최고의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유혹하려는 김당자의 노력은 눈물겹다. 멧돼지를 때려잡고, 수직으로 가파른 바닷가 절벽을 기어오르는 위험천만한 연기도 불사했다. 8년 만의 안방복귀를 위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호된 신고식이라는 생각은 안해요. 이제 시작일 뿐인 걸요. 다만 생각해보면, 단 한 장면도 쉬운 것이 없었죠. 무인도 촬영 때는 절벽에 차를 대더니 밧줄 하나 내려주고 올라가라고 했어요. 촬영 도중 신고갔던 가죽부츠에 구멍이 났을 정도죠. 기가막혀서 웃음이 나왔어요"
 
그녀의 각오 때문일까. 최근 대본리딩 도중 실신해 병원에 입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녀는 이에 대해서도 별로 괘념치 않는 모습이다. "가냘픈 척좀 해볼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체력을 위해 밥 열심히 먹고 있어요"라며 화통한 웃음을 내질렀다.
 
"배우란 어떤 물과 같아서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모양과 형체와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자신의 변신에 대해 이유있는 설명을 붙이던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벗고, 통통 튀는 공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