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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슬금슬금 “표밭갈이”/지구당 중심 세확장 모임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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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양강좌 내세워 부녀 공략도/“벌써부터 선거바람” 우려
대선바람이 벌써부터 불기 시작했다.
여야 정당은 저마다 선거체제로의 전환을 서둘러 각 지구당 동책까지 인선을 마무리짓는 등 조직정비와 함께 본격적인 당세 확장에 나서 「당원 2배 늘리기」 등을 목표로 5백∼1천5백명씩 야유회를 겸한 대규모 단합대회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 사랑방 좌담회·꽃꽂이 모임·여성교양강좌 등 갖가지 명목의 행사를 통해 여성 유권자를 비롯한 계층·지역·세대별 표밭일구기에 나서는가 하면 청년 당원들을 동원한 외곽조직 결성 등 활발한 움직임이다.
이같은 각 정당의 움직임은 사전선거운동 의혹이 있는데다 때이른 선거열풍과 과소비를 부추겨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주름살을 더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당세 확장=각 정당 지구당은 추석전 조직정비 완료를 목표로 이달말부터 무더기로 당원을 모집,야유회 형식의 단합대회를 갖고 표밭갈이에 돌입했거나 할 채비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자당 서울 동대문갑 지구당의 경우 6월말에 하계수련대회를 가진데 이어 9월초 다시 당원 1천8백명을 동원,추계대회를 갖기로 했고 중랑을지구당은 관내 11개동 1천9백명을 관광버스에 태워 9월2일 가평에서 야유회겸 수련대회를 열 예정이다.
양천갑 지구당은 27일 양주에서 6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등반대회를 계획했다가 비가 오자 연기했고 강서갑 지구당은 9월3일 정치학교수를 초빙,특강까지 가질 계획을 세우는 등 당세 확장·조직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당 구로을 지구당은 21일 가평에서 당원 5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선대비 단합대회를 가졌고 강서갑 지구당도 동마다 30∼40명씩 모두 3백여명의 당원이 28일 야유회를 겸한 수련회를 갖기로 했다.
이밖에 국민당 중랑을 지구당은 당세확장 운동 결과 4천7백명을 확보,이미 대선대비 교육까지 마친 상태다.
◇각종 행사=당원확보나 표를 겨냥한 갖가지 모임과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민자당 서대문갑 지구당의 경우 여성표 확보를 위해 탁아소·음악감상실을 운영하는 한편 교양강좌까지 열고 있고 9월에는 청년·중년여성회로 구분,등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민주당 서대문갑 지구당도 동책을 3∼5명씩 선정,사랑방좌담회·꽃꽂이 모임 등을 통한 부녀당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달 중앙당에 「여성을 위한 시사강좌」를 개설,지금까지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미래의 정치지도자상」 등을 주제로 당원아닌 일반 여성을 상대로 강연회를 가진데 이어 25일에는 「강남 여성교양강좌」도 여는 등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서울대 정치학과 장달중교수는 『조기 선거 분위기는 경제에 대한 악영향 외에 선거에서 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국민정서에도 위배돼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냉소주의를 극도로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선관위는 『당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사는 정당한 정당활동으로 볼 수 있지만 일반인을 모아놓고 대선과 관련,특정 후보를 부각시키거나 강제 입당을 시키는 경우 등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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