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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해체·재편 설은 전혀 사실무근|군수산업 민수 전환에 한국도움 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독립국가연합(CIS)창설주역의 한사람인 스타니슬라프 슈슈케비치 벨로루시최고회의의장(대통령·58)이 지난 19일 방한, 산업시찰·요인면담·세미나참석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있다.
그는 지난해 12월8일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렁·레오니트 크라픈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소련해체와 CIS창설을 골자로 한「브레스트선언」을 전격 발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장본인이다.
『CIS가 현재 민족갈등·경제난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CIS는 출범당시의 정신을 살려「공동의식 있는 공동체」로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슈슈케비치 의장은 25일 숙소인 서울롯데호텔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8개월 전 출범 당시나 지금이나 CIS는 구 소련을 대신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항간의 CIS해체 설 또는 재편 설을 강력치 부인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 망명중인 노벨상수상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등이 주장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 중심의 가칭 슬라브 공동체창 설에 대해『민족이기주의에 젖은 발상』이라며 단호한 반대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어 슬라브 공동체가 구성되면 중앙아시아회교권도 제 갈 길을 걷게돼 카자흐(약2O만 명)·우즈베크(약6만 명)등 회교권에 살고있는 벨로루시인들 역시 민족이기주의에 회생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슈슈케비치 의장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이나 드네스트르사태 등은 최근에야 밖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뿐 CIS출범이전이나 페레스트로이카 이전부터 있어온 현상이어서 그것들이 새삼스럽게 CIS해체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제2쿠데타가능성에 대해서도『과거의 특권에 향수를 가진 일부 노멘클라투라(특권층)가 그런 것을 꿈꿀 수는 있으나 인민의 지지를 얻는 쿠데타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번 방한과 관련, 그는 한국과 벨로루시가 우호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벨로루시는 군수산업비중이 55%나 돼 이를 대폭 민수 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나 자금이 달려 고충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 측의 도움을 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 둘러싸인 벨로루시는 인구 1천30만 명, 면적 20만7천여 평방km로 농업과 목재가공업이 발달했으나 2차 대전이후 소련당국이 군수산업을 중점 육성했다.
최근 수년간 세계여자체조 여왕으로 군림했던 스베틀라나 보긴스카야, 서울 올림픽·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역도 슈퍼헤비급을 거푸 석권한 세계 최고 역사 알렉산드르 쿠를로비치의 조국이기도 하다. 한국과는 지난 2월10일 국교를 수립했다.
수도 민스크에서 태어난 슈슈케비치 의장은 벨로루시국립대학에서 2O여 년 동안 물리학을 강의하다 지난 89년5월 구 소련 최고회의 대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민주개혁파로 활약했으며 이듬해 5월 벨로루시 최고회의 제1부의장을 거쳐 지난해9월 의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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