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반짝이는 발끝에 불꽃 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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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온 21세 젊은 숙녀의 '반짝이는 발끝'에 불꽃이 일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이은희(단양군청.세계랭킹 52위.사진)가 25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32강전에서 리자웨이(싱가포르.7위)를 4-1로 꺾자 '큰 이변(Major suprise)'이라며 이렇게 표현했다. ITTF는 이은희에 대해 "더 이상 빠를 수 없다. 만약 더 빨랐다면 발끝에 불이 붙어 구멍이 났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2003년 대구 경일여고를 졸업한 이은희는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반년이 흘러서야 정현숙(현 대한체육회 부회장) 당시 단양군청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정 감독에게 이은희를 소개한 사람은 이에리사(현 태릉선수촌장) 당시 용인대 교수. 국내에 흔치 않은 전진속공형 선수 이은희를 눈여겨 봐오던 이 촌장은 신인 선수를 찾던 정 감독에게 그를 추천했다. 이은희는 '사라예보 멤버'의 합작품인 셈이다. 이은희는 리자웨이를 꺾은 뒤 ITTF와의 인터뷰에서 "전에도 리자웨이에게 이긴 적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희는 3월 국내에서 열린 삼성생명배 준결승전에서도 리자웨이를 4-0으로 완파했다.

한편 주세혁(삼성생명)과 김경아(대한항공)도 16강에 올랐다. 수비탁구의 달인인 주세혁은 32강전에서 유럽의 베테랑 장 미셸 세이브(벨기에)를 맞아 4-1 승리를 거뒀다. 김경아는 중국의 순베이베이를 4-1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다. 남자단식의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은 16강에서 맞대결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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