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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대함 미사일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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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꿈의 전투함’이라 불리는 이지스급 한국형 구축함(KDX-Ⅲ.7600t) 1번 함인 세종대왕함이 2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세종대왕함은 1000㎞ 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첨단 레이더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지스급 구축함을 갖게 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동아시아의 해양 질서를 바꿀 '세종대왕함'이 위용을 드러냈다. 세종대왕함은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지스급 한국형 구축함이다. 해군과 현대중공업은 25일 오후 3시 울산 현대중공업 제6도크에서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장수 국방부 장관, 송영무 해군참모총장,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대왕함 진수식을 했다. 2004년 11월 이 도크에서 착공된 지 30개월 만이다. 세종대왕함의 등장으로 남북 간 해양 전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격차를 보이게 됐다.

세종대왕함은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배와 연결된 밧줄을 금도끼로 끊으면서 진수됐다. 여성이 배를 진수시키는 것은 국제 관행이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스스로 평화를 지킬 능력이 없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며 "군비 경쟁이 멈추지 않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우리 스스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기된 목소리로 "오늘의 이지스함이 한국의 전투능력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세종대왕함의 내부 공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종대왕함의 마스트와 함교(지휘부)가 있는 상부 구조물의 벽면에 이지스함을 의미하는 다기능 레이더(phased array radar), 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인 램(RAM)은 완벽하게 부착돼 있었다.

세종대왕함의 다기능 레이더는 1000㎞ 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500㎞에서 접근하는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한다.

이 레이더가 탐지한 표적 정보는 수퍼컴퓨터가 SM-2 미사일에 요격을 지시해 150㎞ 밖에서 격추한다. 128개의 수직발사대에 장착된 국산 순항미사일은 적의 핵심시설을 정확하게 파괴한다.

김성찬 해군 전력부장은 "세종대왕함은 항공기.잠수함.전함 등 27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동시 교전 능력을 갖췄다"고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울산=김민석 군사전문 기자

함남 신포서 100㎞급 1발

북한이 25일 오전 동해를 향해 단거리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북한군이 오전 9~10시 단거리 미사일을 이동식 차량에서 발사했다"며 "함경남도 연안에서 발사한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100㎞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매년 실시해 온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으로 추정되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한국군의 첫 번째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진수식 날짜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측의 불만 표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대함 미사일인 '실크웜 개량형(HY-2)'으로 알려졌다. 발사 지점은 함경남도 신포시 마양리에 있는 실크웜 기지(대함 기지)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밤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안전보장에 있어 중대한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정례적인 훈련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이철희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 지대함 미사일=육지에서 해상의 함정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미사일이다. 한국의 '세종대왕함' 진수식을 전후해 남북 해군 간 격차가 커지자 이에 대한 반발로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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