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비전제시 “미흡”/미 공화 전당대회 폐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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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클린턴 인신공격으로 일관/여론조사서 43대 48%로 다소 회복
미 공화당 전당대회가 조시 부시 미 대통령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끝으로 20일 폐막됐다.
부시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내년 1월 새로운 의회가 소집되면 전반적인 감세조치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시대통령은 전당대회후 실시된 휴스턴 크로니클지 등의 여론조사에서 43%대 48%로 빌 클린턴후보와 5%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CBS여론조사는 부시,클린턴이 40%대 51%로 여전히 부시의 열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ABC 및 워싱턴포스트지 여론조사에서 25%포인트의 격차가 있었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부시대통령이 과연 얼마만큼의 이미지를 회복했느냐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아직 성급하다.
공화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추구했던 목표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부시대통령이 또 한차례의 임기를 맡기에 충분한 비전과 역량을 갖춘 후보라는 점을 홍보하는 일이 하나라면,다른 하나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대통령을 맡기기에 부적당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일이었다.
이번 정당대회의 엄청난 말의 홍수를 정리하면 한마디로 『클린턴은 대통령으로 부적당한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클린턴의 이념적 좌표에서부터 사생활,더 나아가 그의 부인 힐러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화당연사의 표적이었다.
공화당은 클린턴이 주지사로 있는 아칸소주가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구당 소득이 가장 낮고 젊은이의 실업률이 제일 높으며 대신 환경보전은 제일 엉망인 꼴찌주라는 비판과 함께 그의 정책이라는 것이 세금을 많이 거두어 많이 쓰자는 전형적인 민주당의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은 넘쳐 났는데 정작 필요한 공화당의 비전 제시는 없었다.
미국 국민들은 부시가 재임하면 경제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고,일자리는 어떻게 창출할 것이며,국민의 생활의 질은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어했다.
지난 걸프전때 국민 90%이상이 지지했던 부시로서는 그때 자신을 지지해주었던 국민을 다시 모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 방법은 지난 4년간의 잘못된 궤도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시로서는 이번 선거의 승패가 앞으로 남은 70여일의 기간중 어떻게 적극적인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부시의 선거진용은 「9월의 폭풍」이라는 이름밑에 폭풍과 같은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휴스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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