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언론 뒤늦게"허둥"…반성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우리는 한결같이 국내외경제사정이 어려운 실정이라고만 말하고 있다. 그 어려운 가운데 정부는 정부대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각자가입을 모아 경제난국을 이겨야만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전 세계 지구촌을 들뜨게 했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리선수들이 선전해 획득한 12개의 금메달에만 도취하고 있는 사이 지난 8윌2일부터10일까지 무려 1주일이상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유례 없는 장시간의 회의 결과, 또 부시 미대통령의 강력한 진행에 따라 이번 북미자유무역협정을 타결시킨 것 같다.
오늘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대책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언론의 자세, 기업인의 자세, 관계당국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매우 서글픈 마음뿐이다. 수출대국으로서의 입지가 점점 좁혀지거나 선진국의 직·간접적인 통상규제와 시장개방요구에 업계 모두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마당에 이와 같은 매우 중요한 통상관련 회의가 1주일 이상 열린 결과 타결되도록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그간 우리 매스컴은 한결같이 올림픽소식, 여야쟁점사항 힘 겨루기, 증시침체, 행주대교 붕괴등 사건보도에만 급급했고 정작 우리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이와 같은 무역협정이 긴 세월 협상결과 타결되고 발표될 때까지도 그 어느 매스컴에서조차 취급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