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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대장금' 킬러 콘텐트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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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삼각 관계의 부각

"한번 확 지르게 해주셔야죠."

"전체적인 음악 톤하고 안 맞아서…."

지난 16일 서울 충무아트홀 연습실. 런 스루(Run Through.중간에 끊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하는 것)에 앞서 최상궁을 맡은 이태원씨가 조성우 작곡가에게 청탁(?)을 했다. 자신의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할 만한 노래가 없는 게 아쉬웠던 모양이다.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의 한 관계자는 "작품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쉼없는 수정과 보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초반은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장금 어머니의 한 많은 죽음과 최상궁과 한상궁의 대결 구도 등이 함축적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도 감초 역할로 긴장감을 풀어 주었던 덕구.덕구처의 활약은 뮤지컬에서도 변함없을 예정. 무엇보다 드라마의 줄기는 이어가되, 중종-장금-민정호 간의 3각 관계가 크게 부각되면서 중종의 인간적 고뇌를 새삼 엿볼 수 있다는 게 뮤지컬의 미덕이다. 또한 국내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인정받고 있는 조성우씨의 세련되면서도 아련한 선율은 대장금의 품격을 유지하기에 손색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와의 싸움

뮤지컬 '대장금'은 19일과 20일 경기도 안산 문예의전당에서 트라이아웃(Try-Out)을 실시했다. 트라이아웃이란 실제 공연 때와 똑같은 조건을 갖추고 연습하는 것으로 대형 창작 뮤지컬 사상 최초의 시도다. 트라이아웃 비용만 1억원이 넘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뮤지컬 '대장금'에 대한 해외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중국에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 두 달간 공연하게 되며, 일본에선 일본 배우들에 의한 라이선스 공연이 예정돼 있다. 홍콩.싱가포르.대만과도 협약중이다. PMC 송승환 대표는 "한 두 해로 승부걸지 않는다. 6년간 업그레이드해 해외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뮤지컬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뮤지컬 '대장금'의 롱런 여부는 드라마 '대장금'과의 차별화다. 너무나 히트했기 때문에 관객들은 작품을 보는 내내 드라마의 영상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며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 한진섭 연출가는 "밤에 며칠째 잠을 못 이룬다. 닫힌 영상이 아닌 꿈틀거리는 뮤지컬의 감동을 선사하는 데 올인 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최민우 기자

◆ 킬러 콘텐트란=이전과 다른 획기적인 내용을 담아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내는 작품. 한국 대중문화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한 1990년대 초반 서태지, 99년 영화 '쉬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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