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신행주대교 현장/건설사 직원들 산교육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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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비디오 카메라 들고 자료수집/구경꾼들 몰려 교통 체증까지
신행주대교 붕괴사고 현장이 사고이후 건설업체들의 산교육장으로 바뀌어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어처구니 없는 대형사고를 눈으로 직접 살펴보려는 시민들까지 몰려 때아닌 교통혼잡이 빚어지기도 한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신행주대교 북단 경기도 고양시쪽에는 사고이후 늘 50여명의 시민들이 멈춰서 구경하며 사진·비디오 촬영까지 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는 등 하루평균 5백여명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건설회사들의 입장에서는 이 사고가 결코 「남의 일」일 수 없어 사고원인·시공상 문제점들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경쟁적으로 현장조사를 하는 모습이다.
2일 오후에만도 H건설직원 10여명,K건설 직원들이 현장에 찾아와 붕괴된 다리를 살펴보며 나름대로 붕괴원인을 찾아내기에 열중했다.
이들은 붕괴된 부분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하고 측량까지 해 자료를 모았는데 H건설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건설하고 있는 다리의 안전진단에 참고하고 사내 교육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주대교의 교통정리를 맡은 교통경찰관들에 따르면 원래 서울 개화동에서 고양시쪽으로 남단에서 북단방향의 도로가 더 많이 막혔으나 사고이후 붕괴현장을 보러 온 구경꾼들이 더 잘볼 수 있는 북단에서 남단방향의 도로에 몰려들어 하루종일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고양경찰서측은 사고 다음날인 1일부터 교통소통을 위해 경찰관 10여명을 투입,차량들이 서행하며 구경하지 못하도록 다리 곳곳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을 정도다. 벽산건설측도 일반인들이 현장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등 구경꾼이 늘어나자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동원,사고지점에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2일 오후 휴일을 맞아 국민학교에 다니는 두딸과 부인을 데리고 현장을 찾은 김진복씨(42·상업)는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키기 위해 일부러 차를 타고 나왔다』며 『큰 토목공사도 무리하면 조그마한 실수로 큰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사를 순리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얘기해주었다』고 말했다.<윤석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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