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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의대 김세윤 박사 미 '젊은 과학자상' 2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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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인 유학생이 세계적인 '젊은 과학자상'을 휩쓸고 있어 화제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생화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세윤(34.사진) 박사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말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올 4월 존스홉킨스 의대의 젊은 과학자상인 '마틴 앤 캐럴 마트 어워드'를 받았고, 이달 초에는 미국 프레드허치슨 암연구소의 '젊은 생명과학자 12인'에 선정됐다.

두 상 모두 젊은 과학자라면 누구나 받기를 꿈꾸는 상이어서 김 박사는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젊은 생명과학자 12인'은 세계적인 연구센터인 미국 시애틀의 프레드허치슨 암연구소가 전 세계 젊은 과학자 가운데 매년 선정하는 영예로 '해럴드 와인트라웁 대학원생상'이 주어진다. 1995년 타계한 저명한 생명과학자 해럴드 와인트라웁 박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김 박사는 "생명과학자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그러나 의학분야의 초석이 되는 지식을 제공한다는 보람에 즐겁게 연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물이 꽉 들어찬 댐에 비유했다. 당장은 소용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듯이 자신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 성과가 언젠가는 의료 현장에 적용돼 수많은 생명을 구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연구 성과 또한 피부암의 발생과 전개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업적으로 인정받아 지난해 5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그는 피부 세포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케라틴 단백질 가운데 피부가 상처를 입은 뒤 재생될 때 많이 만들어 내는 단백질 '케라틴17'에 주목했다. 케라틴17이 mTOR로 불리는 신호 전달 물질을 자극해 피부 세포가 활발하게 성장할 수 있게끔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케라틴17은 피부암 세포에서도 많이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라는 점에서 피부암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서울대 분자생물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김 박사는 2001년 존스홉킨스대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김 박사는 곧 이 대학 신경생물학과로 옮겨 신경 세포의 새로운 신호 전달 경로를 연구할 계획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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