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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밤」 수놓은 군무/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6만5천 관중 열광 또 열광/천명 매스게임 장엄한 연출/불화살 당기자 분위기 절정
○열전 16일 막올라
【바르셀로나=올림픽 특별취재단】 「영원한 친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열전 16일의 막을 올린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 개막식은 이곳 카탈루냐 전통예술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수준높은 무대로 꾸며졌다.
전세계 1백72개국 1만5천여명의 각국 선수단과 6만5천여 관중,그리고 50억 세계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몬주익메인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개막행사는 내용면에서 카탈루냐의 화려했던 옛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의미를 테마로 담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화려한 민속무용과 플라시도 도밍고를 비롯,호세 카레라스·알프레도 크라우스·몬세라트 카바예·아그네스 발차 등 세계정상의 성악가 6명이 출연하는 등 장엄하고도 환상적인 예술무대로 꾸며졌다.
○카레라스,음악 맡아
○…84년 LA,88 서울대회와 비교해 두드러진 특색은 개막식 전체의 비중 가운데 50% 이상을 음악에 두고 있는 점. 개막식 음악은 전체적으로 이지역 출신인 호세 카레라스가 맡았으며 96명으로 구성된 바르셀로나시향 오키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하고 2백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우렁찬 합창으로 뒤를 받쳐줬다.
○카탈루냐 번성 회고
○…개막식행사의 백미는 역시 「지중해,올림픽의 바다」 공연.
과거 카탈루냐의 번성을 회고하고 독립 의지를 드러내는 주제의 이 공연은 동원인원만 해도 1천명이나 되는 매머드매스게임. 먼저 파란색 물결모양의 망토를 걸친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차 바다의 모습을 만들면 전광판밑의 출입문에서 짙은 연기를 내뿜으며 중세의 전함이 등장.
해상강국이었던 카탈루냐의 힘을 상징하는 이 배는 중세 북유럽의 해적인 바이킹족 등 침략자들을 상징하는 거대한 문어·게 등 해저괴물들과 까마귀떼 등의 공격을 받고 세조각으로 갈라지지만 결국 이들을 물리치고 하나로 합친다는 내용.
마치 몬주익스타디움이 대형 연극무대로 착각되리만치 구성이나 내용이 압권이었다는 평가.
○25발 축포 터뜨려
○…개막식 공개행사는 먼저 민속무용 「환영의 민속춤」으로 시작,용수철을 이용해 만든 25명의 거인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서고 제25회 올림픽 개막을 알리는 25발의 축포가 터지면서 막을 연 이 프로그램은 나이어린 소년소녀들이 「올라(HOLA·안녕)」라는 글자를 그라운드에 새겨 전세계에서 온 각국 선수단을 환영하고 5색으로 단장한 비행단의 축하비행과 함께 이 지역의 사르디나춤을 추는 젊은 남녀들의 화려한 군무로 수놓아 졌다.
이어 옛 아라곤왕국의 전통복장을 한 악대가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에서 등장,흥겨운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화려한 전통드레스를 입은 무희들이 그라운드와 무대를 누비며 전통춤 플라멩코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카탈루냐 알파벳순
○…식전행사가 끝나자 본부석 왼쪽문에서는 리듬체조단의 묘기속에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선수단이 입장하고 카탈루냐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아프가니스탄·남아프리카연방이 원색유니폼을 입고 차례로 입장.
태극기를 앞세운 기수 김태현(역도)을 선두로 흰색상의에 청색하의차림의 한국선수단이 쿡제도에 이어 41번째로 입장하자 스탠드에 자리한 5백여 교포와 관중들은 대형 태극기와 수기를 흔들며 『코레아 파이팅』을 외쳤고 선수들은 손을 들어 이들의 환호에 화답. 12년만에 올림픽무대에 복귀한 북한선수단은 파란색 상의에 상아색 하의를 입고 카타르에 이어 1백30번째로 입장.
○역대 올림픽기 눈길
○…이번 대회에는 이례적으로 역대 올림픽개최국의 올림픽기가 개최국 출신의 소년소녀들에 의해 그라운드에 등장해 눈길. 제1회대회 개최국인 그리스 올림픽기를 필두고 순서에 따라 맨마지막으로 서울올림픽기를 든 현민(14)군은 전광판에 잠실메인스타디움과 임춘애선수의 성화점화모습이 새겨지는 순간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특설무대로 향해 역대올림픽기 대열에 합류.
○남녀노소 피라미드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성화점화는 그라운드 동편문에 성화를 든 여자주자가 나타남으로써 시작.
트랙을 반바퀴 질주한 여자주자는 본부석앞에서 다시 남자주자에게 성화를 인도.
이어 남자주자는 도열해있는 선수단을 가로질러 특설무대로 향한뒤 대기하고 있던 장애인 궁사의 화살에 성화를 붙여줬다.
관중들의 시선이 화살을 향할때 궁사는 50m쯤 떨어져 있는 성화대를 겨냥해 시위를 당겼고 화살이 성화로를 정확하게 통과하자 성스러운 불꽃이 밤하늘을 향해 활활 타올랐다.
신비로운 성화점화가 끝나자 매머드 매스게임단이 그라운드를 완전히 덮는 초대형(가로 1백2m·세로 84m) 올림픽기를 활짝 펼쳤고 뒤이어 그라운드주위의 남녀노소가 한덩어리가 돼 피라미드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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