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공정 살펴보며 관심/지방산업시찰 나선 김달현부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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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주만찬」예정시간 넘기며 여흥/북경제 보도에 불만 한때 냉기류
남한 방문 나흘째인 김달현북한부총리는 22일 오전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을 출발해 석굴암·불국사를 참관한후 포철,오후에는 울산 현대중공업·유공 등을 방문,산업시찰을 계속했다.
이에 앞서 김 부총리 일행은 21일 지방산업 시찰도중 북한의 경제현실을 보도한 우리측 일부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이들을 맞는 기업측 입장이 서먹서먹 해지는 등 한때 냉기류가 돌기도 했다.
○…북한의 김달현부총리 일행은 22일 오전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한뒤 석굴암·불국사 등지를 관광.
이에 앞서 김 부총리는 이날 아침 일찍 김우중대우그룹회장 정희자힐튼호텔회장 부부와 함께 옥외수영장·미술관·헬스클럽 등을 30여분간 둘러보며 산책.
산책도중 김 부총리가 담배를 피우자 김우중회장은 『몸에 해로운 담배를 왜 피우느냐』고 묻자 김 부총리는 『몸에는 해롭지만 정신건강에는 좋으니 총체적으로 괜찮은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21일 지방산업 시찰을 마친 김달현부총리 일행은 이날 저녁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에 도착,김우중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힐튼호텔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객실로 올라가 한시간 남짓 휴식.
김 부총리 일행은 저녁 8시부터 숙소 1층에 있는 이탈리아식 식당 「다빈치」에서 열린 김 회장 초청만찬에 참석,예정시간을 넘기며 3시간 가까이 여흥을 즐기며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만찬 초기에는 와인을 마시다가 김 회장이 『안동소주로 취해보자』고 제의,분위기가 고조.
밤10시부터는 이날 초청된 테너 박인수,소프라노 곽신형,바리톤 김원경교수 등이 『축배의 노래』『그리운 금강산』『동심초』등 8곡의 노래를 불렀고 김 부총리는 『봉선화』를 앙코르로 신청해 듣기도.
김 부총리는 『그리운 금강산』이 끝나자 『모두들 금강산에 대해 그리움을 많이 가진듯 한데 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금강산을 틉시다』라고 말하기도.
이날 만찬은 시작부터 김 부총리가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말자고 제의,참석자간 가벼운 환담만 오갔는데 11시가 다되어 김 부총리가 『남쪽에서는 건배라고 하는데 우리는 축배라고 한다』며 『다함께 축배를 들자』고 제의,참석자 전원이 「축배」를 외치며 종료.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40분쯤 구미 금성전선에 도착한 김 부총리 일행은 공장시찰전에 일행중 림태덕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서기장이 우리측 언론보도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갑자기 토로,영접측인 회사측 인사들을 당황시켰다.
림 서기장은 오찬에 들어가기 앞서 『김 부총리가 판문점에서 방문목적을 명백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억측·추측보도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경제가 파탄지경이라면서 특히 이를 우리 북한체제와 연결시켜 보도한데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고 이를 중시할 것』이라고 언급.
○…김 부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 럭키청주공장,오후에 구미 제일모직·대우전자 등 예정대로 산업시찰을 계속했는데,가는곳마다 꼼꼼한 질문에 안내책자를 챙기는 등 열의를 과시.
특히 제일모직에서는 채오병사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보며 『제일합섬에서는 무엇을 만드는가』『지금도 혼방을 판매하느냐』 등을 묻고 양복지를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순모냐』고 질문하는 등 관심을 표명.
김 부총리는 시찰후 2층 사장실로 옮겨 임원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채 사장이 양복 한벌을 지어 선물하겠다고 제의하고 옷치수를 재자 『옷이 언제되느냐』고 묻고는 떠나기 전에 해주겠다는 대답에 『다음에 올때 전해줘도 된다』며 웃음을 짓기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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