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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110억원은 회수가능/제일생명 피해액 얼마나 건질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정씨일당,형량고려 상당액 반환가능성/정 대리 사들인 그림·공예품 2트럭분도
정보사부지 매각사기사건 수사의 최종단계인 6백60억원의 행방추적이 20억원 정도를 남긴채 거의 끝나감에 따라 제일생명이 어음회수 등으로 건진 1백87억원을 제외한 4백73억원의 피해액중 얼마를 회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일생명은 국민은행을 상대로한 예금 2백30억원 반환청구소송을 낼 예정이고 정건중씨 일당을 상대로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에 따라 자금추적을 통해 확인한 정씨일당의 재산·현금보유상태를 토대로 「즉시반환」이 가능한 금액을 확정,이해당사자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정씨일당이 형사재판과정에서의 형량에 대한 효과를 고려해 제일생명의 민사소송제기 이전이라도 사취한 돈을 자발적으로 되돌려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종용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정건중씨의 부인 원유순씨와 사채업자 이재칠씨의 통장에 입금된 12억원과 18억원 등 현금 30억원이 가장 확실한 회수가능액으로 보고 있다.
또 중소기업 등을 상대로한 사채대여금 1백2억원중 상당액도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채가운데 관도실업(30억원),대광하우징(12억원),원유순씨 삼촌 원민식씨(12억원) 등 부분은 근저당 설정서류 등이 확보돼있어 권리를 양도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원건설(20억원),삼성신약(30억원)은 지난달 부도가 났고 채권확보순위도 낮아 회수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
정건중씨의 중원대부지 계약금 10억원,원씨의 평촌유치원 부지구입비 5억6천만원도 이들이 권리를 양도할 경우 회수가 가능하다.
정영진씨가 구입한 두채의 빌라(9억4천만원)도 집문서만 넘겨주면 문제될 것이 없다.
이밖에 정덕현씨가 쓴 9억3천7백만원 가운데 ▲오피스텔구입비 2억원 ▲미술·공예품 구입비 4억원 ▲수서아파트 당첨금 1억5천만원도 「실물」이 건재해 회수전망이 밝은 편.
정씨가 구입한 미술품은 한국화·서양화·전통공예품 등 72점으로 트럭 2대분이나 된다.
검찰은 정씨의 미술품구입이 미술품에 대한 특별한 조예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격상승을 노린 투기목적으로 압구정동 인간문화재 공예품전시관·신사동 영갤러리·표화랑 등에서 지난 2∼5월사이에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미술품중에는 남관화백의 90호짜리 한국화가 눈에 띄는데 정씨는 이를 모교인 K상고에 기증하기 위해 작품가격 9천만원중 6천만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상태.
정씨는 이밖에 인간문화재작품인 장롱(4천만원),10폭 금지병풍(3천5백만원),십장생도(4천2백75만원) 등 고가품을 마구잡이식으로 사들였다.
검찰은 정씨일당으로부터 제3자에게 넘어가버려 되돌려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돈도 상당액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음할인수수료 83억원과 정영진씨의 강남주택조합 가입비 및 이자반환금 70억원이 대표적인 경우.
정씨일당이 김영호씨에게 안양땅건으로 사기당한 49억5천만원중 원주인 김모씨에게 건너간 27억5천만원,김씨가 홍콩도피중 고종사촌동생 김호웅씨에게 맡긴 10억원도 현재상태로선 회수가능성이 비관적이다.
나머지 돈도 김씨가 낭비했거나 브로커소개비 등으로 흐지부지 써버렸으며 안양땅 사기금액은 민사재판에서나 회수여부·정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정건중씨의 정기부금 불입액 9천7백만원,정명우씨의 전세금 8천만원은 회수가 가능하고 정덕현씨가 친구들에게 빌려준 1억1천만원과 개인빚청산에 쓴 5천만원은 회수가 어려울 전망.
검찰은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제일생명이 대략 1백10억원은 현재 상태에서 회수가 가능하며 이 금액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생명측은 피해액 4백73억원 전액을 회수한다는 목표아래 수사를 방불케하는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 정씨일당의 단골술집까지 찾아가 행적을 확인하고 있으나 순조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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