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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소비세 낮춰 내수 살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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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로 상향 조정했다. 직전 전망치(4.8%)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내수회복은 더디겠지만 수출이 워낙 호조를 보여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KDI는 그러나 내수회복을 위해서는 외환보유액을 지나치게 늘려 수출에만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펴 투자와 근로의욕을 고취할 것도 주문했다.

KDI는 18일 발표한 '4분기 경제전망'을 통해 수출호조 덕분에 내년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6.2%에서 9.8%로 높였다. 특히 설비투자는 상반기에 4.9% 증가에 그치겠지만 하반기에는 무려 15.2%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률을 5.2%로 올려잡았고, 금융연구원(5.8%).산업연구원(5.5%).LG경제연구원(5.1%) 등도 내년 성장률을 5% 이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KDI는 수출과 정반대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내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액을 지나치게 많이 쌓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KDI 거시경제팀 조동철 박사는 "올해 외환보유액이 3백억달러 이상 늘어나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떨어지지 않아 내수부양은 안되고 수출만 크게 늘어났다"며 "외환보유액 확충은 내수회복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수출호조와 함께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고, 원화가치가 하락해 내수보다는 수출만 부양했다는 분석이다.

KDI는 내년도 경기회복 전망을 감안할 때 단기적 경기조절을 위한 재정지출의 필요성이 줄어든 대신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해온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국민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특히 법인세 인하를 1년 앞당겨 2004년 신고분부터 적용하고, 대중화된 가전제품의 특별소비세를 없애거나 줄이는 등 감세정책을 펼 것을 권고했다.

KDI 고영선 연구위원은 "사회보험료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서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조세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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