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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들이 군침… “강남 노른자”/문제의 뉴코아백화점 주변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평당 천5백만원 안팎 만6천평/시유·사유지 얽혀 개발계획 표류
정보사부지 매각 사기사건에서 핵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곽수열·김인수씨 등이 정보사·안양군부대·방배동 땅에 이어 서울 잠원동 뉴코아백화점 주변땅 1만6천여평도 범행대상으로 꼽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있다.
평당 1천만∼1천5백만원을 호가하는 이 땅은 뉴코아백화점을 중심으로 주차장 뒤편 1만3천여평,쇼핑센터 정면 건너편 3천여평 등 두곳으로 나뉘어 있는 서울 강남 노른자위중의 노른자위땅.
곽씨 등은 이곳을 자칭 「반포 A·B지구」라 부르며 사기행각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씨는 중원공대 설립을 위해 학교부지를 물색중이던 성무건설회장 정건중씨를 90년말 처음 만난 이후 몇차례에 걸쳐 『이 땅을 사줄 수 있다』고 제의했다.
또 지난달 제일생명측에 정보사부지 대신 이 땅을 사주는 조건의 타협안을 제시,정보사 사기행각을 눈치챈 제일생명측을 무마하려고도 했다.
『5공 실세들이 대리지주를 내세워 소유하고 있다』
『6공 실세의 친·인척들이 이 땅을 매입하려 한다』는 등 루머가 나돌았던 이 땅은 그러나 당장 매입 및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다.
1만3천여평의 A지구는 3분의 1인 4천여평이 서울시 소유(학교부지)로 돼있어 매입이 어렵고 나머지도 (주)한신공영과 10여명의 지주가 소유하고 있다. B지구 역시 50여명의 지주와 토지개발공사 땅으로 돼있는 등 두지역 모두 작게 쪼개져 있는 상태다.
또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던 탓에 지주들간에 소유권을 둘러싼 송사까지 겹쳐 있는 등 소유관계가 불분명 하다.
때문에 지난해 중반 모건설회사가 주택조합을 추진하다 지주들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무산되는 등 개발계획이 번번이 실패했었다.
곽씨와 함께 정보사부지 사기사건에 관련된 신준수씨 집에서도 이 땅을 중개하려한 부동산 매매계약서·메모 등이 중앙일보 취재팀에 의해 발견됐다.
또 곽씨도 2월24일 A지구땅 매입자금으로 40억원을 은행에 입금시킨뒤 부동산매입 관련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주들에게 확인한 결과 곽씨 일당으로부터 아무런 제의를 받은바 없어 이들이 또 다른 사기극을 연출하고 있었다는 심증을 굳혀주고 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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