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규명의 마지막 열쇠 쥔 곽수열씨/김영호·정건중·윤상무 연결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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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부산 등 군부지 알선 전문브로커
정보사부지 매각사기 사건의 관련자들 가운데 가장 두꺼운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곽수열씨(45)의 역할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곽씨가 김인수씨와 함께 아 사건 규명의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곽씨는 지난해 10일 정건중씨(47)에게 정보사부지 매매를 알선하겠다며 접근해 김영호씨(52)와의 계약을 주선했으며,다시 정씨 등에게 제일생명이 사옥신축 부지를 찾고있다는 정보를 제공해 제일생명 윤성식상무(51)와 정씨가 만나게 하는 중간고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곽씨는 정씨 일당이 제일생명측에 정보사 부지가 여의치 않을 경우 넘기기로 약속한 서초동 1500의 1 실내골프장 땅의 주인으로 자처해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바람잡이 역할도 했다.
이 대가로 곽씨는 정씨 일당으로부터 사례금과 소개비조로 3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피중인 곽씨의 집에서 곽씨가 정보사부지 외에도 부산·인천 등의 군부대 부지매입을 추진한 흔적을 보여주는 서류가 발견됨에 따라 곽씨의 정체가 이전계획이 세워진 군부대 부지의 불하와 매매알선을 전문적으로 해온 브로커임이 드러나고 있다.
곽씨는 「일」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때인 3월 서초동의 허름한 25평형 연립주택에서 시가 2억원 이상의 40평형 고급빌라로 주민등록 이전도 하지 않은채 옮겼다가 사건이 터지자 자녀들을 친척집에 맡겨놓고 자취를 감췄다.
이웃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곽씨는 일정하게 하는 일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으나 빌라로 이사간 후에는 그랜저승용차를 몰며 출퇴근 하는 등 갑자기 돈이 많아진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84년 부산에서 올라와 봉제공장을 차렸으나 동네사람에게 2백만원을 빌렸다가 갚지못해 고소당할 정도로 돈에 쪼들리다 문을 닫았었다.
곽씨는 전과 9범으로 이중 사기사건이 3건,86년 7월 부동산중개업법 위반으로 서울형사지법에 벌금 2백만원을 문적이 있어 이때쯤부터 곽씨가 본격적 토지브로커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이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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