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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육 농장 활성화시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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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요즘 학교교육은 입시 만능의 틀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밝고 꾸밈없는 웃음으로 가득해야 할 우리 아이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있다. 이렇게 어두운 교육현실 속에 새로운 해답은 농촌교육 농장에 있다. 농촌은 정부의 농촌 관광사업 지원 같은 '경제공동체'가 들어감으로써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농촌체험.농촌어메너티라는 단어가 생겼고, 최근에는 이를 교육으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간간이 눈에 띈다.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새둥지 마을은 마을 전체를 체험교육농장으로 꾸며놓았다. 학교교육과 연계해 도시의 아스팔트 운동장과 콘크리트 놀이터에서 느낄 수 없는 흙.물.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교 선생님들은 자연.사람.사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고, 아이들은 피부로 느낀다. 마을은 교과서 내용에 맞춘 체계화된 체험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등 꼼꼼히 준비했다.

이제 농장도 단순한 체험활동을 넘어서 농촌을 찾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도록 하는 배움터를 제공해야 한다. 농촌자원에서 교육적 가치를 발견하자는 것이다.

독일 등 서구 나라들은 교육농장을 농촌과 도시, 농업과 교육의 상생(相生)적 만남의 장으로 활용한 지 꽤 오래됐다.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1970년대부터 '교육농장'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아이들에게 정신세계의 모태인 농업과 자연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였다. 10년 전 500개 정도였던 프랑스의 교육농장 수는 지금 1300여 개로 증가했다. 우리 농촌에도 프랑스 못지않은 소중한 농촌자원이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농촌자원을 소중한 교육적 가치로 활용하는 데 소홀했다.

우리도 농촌 교육농장을 학교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학교.학부모.농업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중요하다. 정부는 농촌 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을 학교 성적에 반영하는 등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농촌 교육농장을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함께 다뤄 범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농촌 교육농장이 입시.과외 열풍 등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