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대표 컴퓨터 감각훈련 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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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체감요법」으로 바르셸로나의 메달고지에 도전한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1·은1·동1개를 노리는 한국아마복싱대표팀이 지난 7일 태릉훈련원에서 막바지훈련의 일환으로 체감요법을 실시, 호평을 받았다.
체감요법이란 선수들 자신이 컴퓨터채점기로동료 선수들의 스파링경기를 직접 채점, 컴퓨터채점하의 경기요령을 스스로 터득케 하는 것.
훈련은 올림픽대표와 상무선수간의 스파링을, 경기를 하지 않는 대표2명과 심판3명이 함께 컴퓨터로 채점, 어떤 펀치가 유효 타로 채점됐는지를 비교,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과는 잽 등 가벼운 주먹은 점수가 되지 않고 정확하면서도 무게 있는 펀치만이 득점과 연결돼 컴퓨터채점하의 현대복싱에서는 무조건 주먹만 많이 뻗으면 된다는 기존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올림픽 심판내정자 다수가 참가했던 지난 5월 제3회 서울 컵 국제복싱대회 채점에서도 잘 드러났던 것.
91호주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로 서울 컵 대회 페더급 준결승에서 김명종(김명종·상무)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했던 박덕규(박덕규·원광대)는『정확도를 무시한 채 의욕만을 앞세워 내밀었던 펀치가 얼마나 허황됐던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됐다』고 밝혀 이날 훈련이 큰 성과가 있었음을 입증. 특히 바르셀로나의 무더운 날씨를 감안, 30도를 웃도는 실내 복싱훈련장에 온풍 기까지 틀어놓아 실전을 방불케 한 이날 훈련은 스파링 경기임에도 다운이 생길 정도로 격렬, 메달을 향한 대표선수들의 집념이 불꽃을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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