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포트] 코아로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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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투자와 실적 사이-'. 지난달 3일 코아로직은 그 기로에 섰었다. 이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정보기술(IT) 전문 창업투자회사인 스카이레이크인규베스트 사모펀드 1호가 비상장 반도체 설계회사인 와이드칩스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로 코아로직이다. 호재임이 분명하지만 코아로직의 이날 주가는 7.49% 하락한 채 마감했다. 같은 날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시장은 투자 호재보다 악화된 실적 쪽에 눈을 주었다.

코아로직의 1분기 실적은 '재앙'에 가까웠다. 매출액은 304억9000만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2%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6400만원에 그쳐 전년 동기비 99.2%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98.3%나 줄어들었다.

그나마 자회사에 대한 '진대제 펀드'의 투자로 하락세를 늦추던 주가는 다음 거래일인 2일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이달 들어서 7일 하루만 빼고 하락, 11일엔 52주 신저가인 1만5600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낮췄다. 우리투자증권은 주 매출처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출하대수가 전 분기 대비 5.8% 증가했지만 코아로직의 주력품인 멀티미디어구동칩(MAP)을 탑재한 고가 휴대폰은 출하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저가 카메라폰 출하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이승혁 연구원은 "영업환경 악화로 2분기 이후 실적 회복의 폭도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목표주가도 종전 3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낮췄다. 미래에셋증권도 투자의견 보유, 목표주가를 2만3000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이후 MAP 시장에서 주요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매출의 85%를 국내 시장에만 의존하는 영업 환경이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실적 회복을 전망하는 곳도 있다. 대신증권은 "2분기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전략 모델에 대한 매출이 늘어나면서 1분기를 저점으로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1인당 매출액도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1분기 실적 부진을 감안 목표주가는 2만5000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회사 내 현금성 자산이 591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제표가 건실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만 원을 제시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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