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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참석바쁜 대권후보들 돈 얼마나 드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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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번에 수백만원… 지원금도 선뜻/「정치학회」행사에 YS 2천만원
대통령후보들의 걸음걸이가 점차 빨라지면서 이에 따른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민자·민주·국민 등 각당 후보들의 씀씀이는 나름대로 차이가 있지만 만나는 장소와 사람수에 따라 적게는 1백만∼2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거동비가 쓰여진다.
후보들의 거동비는 크게 교통비·숙식비·간담회 장소대여료·격려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개는 서울시내 호텔 등지에서의 식사모임이어서 음식물값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지방행차의 경우엔 호텔 투숙비와 항공료 등의 탓에 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용이 늘어난다. 의원·비서진 등 10∼20명의 수행원과 30∼40명씩의 취재기자단이 후보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김영삼민자당후보는 한국정치학회 하계 학술세미나 참석자들과 만찬을 함께하기 위해 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주에 다녀왔다.
우선 수행원·기자 등 일행 50여명의 왕복 항공료로 5백만원 가량이 사용되고 일행들의 숙박비로 3백50만원 정도가 쓰여졌다. 특히 세미나 참석자 2백50여명과의 만찬에만도 7백만원 가량이 지출됐다. 여기에 수행원 등 일행들의 세끼 식사비 3백만원을 감안하면 김 후보의 이번 경주거동에는 2천만원 가량이 쓰여진 셈이다. 물론 상당액의 격려금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지출된 액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후보측에선 별도의 격려금 지원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 후보측은 통상의 서울시내 식사모임에 대해 참석자 한사람당 식사비로 2만∼2만5천원씩 책정해 놓고 있으며 연극 오페라 등 재정형편이 어려운 단체에는 지원금 형식으로 1백만∼5백만원 가량씩 성의표시를 하기도 한다.
최근 지방나들이가 잦은 김대중민주당후보는 참석자 한사람당 식사비로 1만2천원씩 잡아놓고 있어 2백∼3백명과의 한끼 식사에 3백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비용절약을 위해 수행원수를 10여명에서 3∼5명으로 줄였고 가급적 당일 코스로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3일의 경주학술세미나 참석도 의원·수행원·보도진 등 50여명이 비행기로 내려갔으나 이날 오후에는 기차편으로 상경했다. 그렇다해도 세민아 참석자들과의 오찬비 7백여만원을 감한할때 1천만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대전지구당 당원들과의 대화모임과 같은 버스·기차를 이용한 당일 행사에도 교통비 1백만원,두끼 식사대 1백여만원,기자간담회 장소대여료 2백만원 등 4백여만원이 들어가고 김 후보는 여기에 단체나 모임의 성격에 따라 1백만∼2백만원의 성의표시를 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자금사정이 좋은 정주영국민당후보는 지난달 21일의 제주지구당 창당대회때 2천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수행원 30여명,보도진 20여명의 호텔 숙식비 8백만원,항공료 3백만원,차량전세비 1백만원 등 기본경비외에 지역대의원 등과의 술자리를 겸한 특별회식비로 7백여만원을 썼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특히 지난달 14일 수원지역을 방문했을때 하루 네곳에 2백만∼3백만원씩의 지원금을 내놓는가 하면 사회시설 등에 즉석에서 연료비·쌀값지원을 약속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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