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교 최고통수직 싸고 내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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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몇 안되는 우리 민족종교의대표적 종단으로 분류되고 있는 대종교가 최고 통수직인 총전교자리를놓고내분에 휩싸여있다.
2일 오전10시 서울중구장충동 장충시교당에서 열린 대종교 긴급 전교회의는 권태훈현층전교(93)를 전격해임하고 안호상원로원장(91)을 만장일치로 신임 총전교에 선임했다.
안호상씨는 신임 총전교직수락의사를 밝혔으나 해임된권태훈씨는 전교회의의 결정에불복할 움직임이어서 망백을넘긴 두 원로를 업은 종단내교권싸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전교직을 둘러싼 대종교의 이번 내분사태는 지난당21일낮 경배식도중 권태훈총전교측이 김선적부전교·삼전(전리·전범·전강)의 해임과 일부 교인에 대한 출교등을 내용으로하는 비상대권 발동을 전격선언함으로써 실마리를 열었다.
기습을 당한 김부전교와 삼전측은 교단원로를 포함한 범교단적 인사들로「신도총회 사태특별위원회」를 구성, 권총전교의 비상대권발동조치를「폭거」로 규정하는 한편 두차례에 걸쳐 종무최고의결기구인 전교회의를 긴급소집, 권씨측에 비상대권발동의 철회를 요청해왔다.
해임된 권총전교는「단학도인」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단』의 실제주인공으로 지난 81년3월 취임이래 4년임기제인총전교직을죵신제로고쳐 11년넘게 봉직해오고 있으며 재임기간중 네차례나 비상대권읕발동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내부에서는 이번사태가대종교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가아니라재단운영권 장악을 위한 공방의 일환으로 빚어졌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대죵교 총본사는 권층전교측 교인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안신임총전교측에서는 관할 경찰서에「정상집무를 위한협조요청」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신임 안총전교는 대한민국초대문교부장관을 지낸 대종교최고원로의 한사람이며 원로원장재직시에도여러차례 총전교수임요청을 받았으나 그때마다 완강히 거절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종교는 국조 단군을 교사로 받드는 정통민족종교로 고려말 이후 끊긴 교맥을 1907년 홍암 나철이 중광시킨이래 일제침략기에는 만주북간도 등지에서 독립운동을주도해왔다. 전국에 60여개의시교당을 갖고 있으며 교단이밝히는 교인수는 60만명.<정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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