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생 재수생/「전문대행」 초만원/현행대입 마지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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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번에 합격못하면 큰일”/학원엔 작년보다 10배 몰려/고교서도 특별반편성 확대
현행 대입제도로는 마지막이 될 93학년도 입시가 가까워오면서 「이번 학력고사에 실패하면 끝」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수험생들이 일찌감치 전문대를 목표로 진로를 수정,전문대입시 붐이 일고 있다.
일부 고교에서는 전문대반을 별도 편성했고 학원가도 예년같으면 9월에 가서야 개설하던 전문대반을 올해는 4월부터 앞당겨 개설,운영하고 있으며 숫자도 지난해의 10배인 3백개반으로 늘어나 수강생들이 초만원을 이루는 상태다.
서울 M고의 경우 예년엔 중위권 학생들도 전·후기입시를 모두 치러본뒤 전문대를 지원했으나 올해는 벌써 한반에 10명 이상이 전문대 진학을 희망,지난달부터 「종합필수반」 명목으로 2개의 전문대 진학반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Y고도 14학급 가운데 예년과 달리 전문대로 가겠다는 학생이 1백여명을 넘고 있어 전문대 특별반 2개를 편성,전문대 입시과목인 국어·국사·국민윤리·영어·수학 등 5개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등 서울시내에만도 전문대반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서울 M고 연구주임 김모교사(49)는 『학생상담을 해보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올해 합격못하면 큰일」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고 더욱이 전기대 입시일이 12월22일로 결정되면서 초조감이 더한 실정』이라며 『어차피 4년제대학 진학률이 한반에 평균 15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현실인만큼 전문대 진학을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재수생 사이에도 두드러져 지난해 전국 38곳에 불과하던 전문대 전문입시학원이 올해는 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3백여곳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 9월에 전문대반이 개설됐으나 올해초부터 재수생이 몰려들어 4월부터 문을 연 상태다.
전문대입시 전문학원인 서울고려학원 오순만교무처장(46)은 『일찍부터 서둘러야 전문대도 들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올해 전문대 모의고사를 치른 수험생은 작년보다 2배 늘어나 재학생 8천여명을 포함,모두 2만5천여명에 이른다』며 『여름방학이 지나면 전문대 지망학생이 더 늘어나 10만명 이상이 전문대로 방향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2학년도 모집정원 15만9천여명에 48만명이 지원해 평균 3.0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전문대입시가 93학년도에는 모집정원이 1만5천명 늘어나고 체력장 수검자가 3만명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55만여명이 몰려 평균 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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