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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버블경고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1일 "아시아에서 주식 등 자산과 관련된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more likely)"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선전(CSI) 300 지수가 올들어 80%나 오른 상황이어서 이같은 발언에 대한 반응이 주목된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전세계적인 유동성 증가에 일조를 하고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애국심에서 비롯된 일본 국채 투자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자산시장에 대한 경고는 그린스펀 전 의장 뿐이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르위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글로벌 주식 시장의 유동성 거품이 조만간 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켄 CEO는 "지난 6년 동안 역사적인 저금리로 지탱해 온 신용 버블이 곧 붕괴될 것"이라며 "바보같은 짓을 했다고 후회할 시점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은) 다른 시기들과 다르고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면서 "모두 제 정신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투기등급 채권의 스프레드(가산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투기 등급(무디스 Baa3 이하, S&P BBB- 이하) 채권 금리는 2년 만기 국채 금리 보다 불과 2.69%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라면서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걷혀지면 투기등급의 디폴트 비율이 수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파산 예측 전문가인 뉴욕대학의 에드워드 알트먼 교수도 지난 1월 총 1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정크본드 시장의 2.5%가 올해 디폴트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비율은 지난해 0.76%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디폴트 비율은 내년에는 2.72%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알트먼 교수는 예측했다.

중국 증시 과열에 대한 경고도 쏟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증시 밸류에이션은 지나치게 과도하며 시장 펀더멘털이 향상된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토마스 덩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도취감(euphoria)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면서 과열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주요 A종목을 지수화한 CSI3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42배에 달하고 있다면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의 19배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자들까지 증시 과열을 걱정할 정도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의 시아빙 주임은 7일 저녁 국영 CCTV에 출연,"증시 버블이 조만간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증시 버블을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판푸춘 부위원장도 "장님 투자를 멈춰야 한다"며 시장 혼란을 우려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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