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후세인 딸 "아버지는 국제재판 받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딸들이 16일 "아버지는 이라크 국내 법정이 아닌 국제 재판소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의 장녀 라가드(35)는 이날 요르단의 알아라비야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점령자들이 만든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특별 전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공정하게 진행되는 국제적인 재판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이 같은 주장은 후세인에게 탄압받았던 시아파가 주도하는 과도통치위원회의 전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아버지가 극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녀는 "수갑에 묶여 있다 해도 사자(아버지)는 여전히 사자"라며 "동생인 라나.할라와 함께 우리는 이라크 전 대통령인 아버지를 변호할 변호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드와 라나는 지난 7월 자녀 9명을 데리고 요르단에 망명했다.

그녀는 이와 함께 "누구라도 텔레비전에 공개된 그의 모습을 봤다면 아버지가 체포 당시 (미군에 의해)마취됐음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요르단 언론들은 "미군이 후세인 체포 작전에서 진정가스나 약물 등을 동원해 그를 제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랍권 변호사들이 후세인에 대한 변호를 자원하고 나섰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요르단 변호사협회의 하산 마잘리 회장은 "과도통치위원회는 공정하고 전문적인 법정을 구성할 능력이 없다"며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재판에 회부되면 아랍 각국 변호사들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