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시험굴레」벗겨주자”/서울 양전국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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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객관식 점수경쟁」없애/교과서펴고 시험… 주관평가/통지표도 「통과」「통과중」「미통과」표시/“참교육 향한 획기적인 안” 전문가
『아이들을 점수의 굴레에서 해방시키자.』
서울 개포동 양전국교(교장 이재학·58)가 89년 개교이래 4년동안 공립학교로는 유일하게 전학년 전교과에서 암기위주의 현행 교육방법을 과감히 탈피,객관식 점수경쟁에 짓눌려 있는 우리 교육현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시험도 교과서를 펴놓고 자기생각을 적는 「오픈 북 테스트」의 주관식 평가방법을 실시하고 있으며 통지표도 등급을 매기지 않고 학습목표 성취도달여부를 단계별로 표시,아이들에게 스스로 탐구하려는 학습태도를 길러준다. 교육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객관식 암기위주의 점수따기 경쟁에 길들여져 공부는 잘하지만 사고력은 갈수록 뒤처지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감안할때 아이들에게 고등정신능력을 길러주는 이같은 시도는 우리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것』이라고 했다.
◇평가방법=시험지에 우선 평가목표를 적어놓고 그 목표에 맞는 1백% 서술형 및 논문형 문항을 출제,아동 자신이 평소에 수집한 자료나 교과서를 펴놓고 답안을 작성토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자료활동용력을 길러주기 위해 이 학교는 평소 국어사전을 이용한 낱말찾기대회와 식물·곤충 등의 조사탐구대회를 열고 수업시간에 과제를 내주고 보고서를 제출토록 한다.
또 통지표도 「수·우·미·양·가」의 등급대신 목표성취도에 따라 「통과」「통과중」「미통과」 등 3단계로 나누어 표기,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쉽게 알도록 해 모자라는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효과=이 학교 교사 및 학부모들은 이같은 평가방법을 통해 ▲어린이들이 스스로 탐구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습습관을 갖게됐고 ▲사고력·비판력·문장구성력이 신장됐으며 ▲학습부진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는 학생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친구들과 지나친 성적경쟁 대신 서로 도우며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습내용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등 긍정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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