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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예방접종|도움말 김진규 교수 <서울대 의대·임상병리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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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 41세 된 가정주부다. 7년 전 B형 간염을 앓았으나 3년간 투병 끝에 완치됐다. 치료 2년 후와 최근, 두 번에 걸쳐 항체검사를 받아보니 항체가 조금밖에 생기지 않았다며 예방접종을 받으라고 한다. 투병 때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는 한번 앓았던 사람은 접종을 방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답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항체가 조금밖에 생기지 않았다」는 말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의학적으로는 「항체의 역가가 낮다」고 표현하는데, 즉 면역될 만큼 충분치 항체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최근 간염항체 검사 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효소(또는 방사)면역 측정 법에선 항체검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분류한다. 역가가 ▲10 IU/L이상일 때는 양성 ▲1∼10 IU/L일 때는 약 양성 ▲1 IU/L이하일 때는 음성이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약 양성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미 방역자문위원회의 권고 결정에 따르면 약 양성일 때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상담자의 경우 항원이 있는가 없는가가 불분명한데 간염백신접종은 항원의 유무에 관계없이 방아야 한다. 흔히 간염항원, 즉 간염바이러스가 이미 우리 몸 속에 있는 경우 예방접종으로 바이러스를 추가로 체내에 주면 간염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예를 많이 본다. 그러나 미 질병통제센터는 예방접종으로 인한 항원은 인체에 무해하며 항체반응이 양성이 아닐 때는 접종해야 한다고 판정을 내린바 있다.
보통 B형 간염에 걸린 경우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 한 간염은 완치되며 평생 능동면역이 된다. 그러나 상담자와 같이 간염을 앓은 뒤에도 완전면역이 되지 않는 예가 있다. 이는 체질적 소인 등으로 면역조절기능에 이상이 있어 항체가 제대로 잘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설령 간염을 앓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면역될 만큼 충분히 항체형성이 되지 않았으므로 예방접종을 받아야한다.
또 예방접종해도 전체의 4% 정도는 항체형성이 되지 않는 수가 있다. 이 경우도 체질적 소인에 의한 것으로 항체형성이 될 때까지 거듭 접종해야 한다. 예방접종에 의한 수동면역은 5년 정도 지나면 효력이 상실되므로 5년마다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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