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딤채 '4인 4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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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비스트로 D. 딤채의 아트 워크 전시행사가 열렸다.
블랙과 레드로 모던하게 마감한 내부에는 김치냉장고에 와인 셀러를 접목한 딤채 와인 미니가 4가지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다. 이번 전시에는 각자의 영역에서 개성을 뿜어내고 있는 4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의상 디자이너 김재현·캘리그래퍼 김종건·일러스트레이터 나난·한복 디자이너 배영진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딤채에 부엉이· 한글 'ㅊ'·자연·나비를 담아냈다. 다음은 작가 4인과의 일문일답.
Q 당신의 아트 워크 컨셉은?
김재현: 가전제품이 아닌 가구 만들기.
김종건: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한글.
나 난: 자연과 하나 되기.
배영진: 한국의 문화를 담자.

Q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김재현: 어머니→파수꾼→부엉이
김종건: 판본체·궁체·민체
나 난: 김치=아름다운 식물
배영진: 한국적 디자인+현대적인 모던함=새로운 디자인

Q 김치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김재현: 유학시절 배추와 비슷하게 생긴 야채(endive)로 절이지 않은 채 김치를 담갔는데 죽이 됐다. 먹지도 못하고 몽땅 버렸다.
김종건: 어머니를 비롯한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두 모여 김치를 담그는 모습. 살아있는 우리네 숨결과 정성이 느껴진다.
나 난: 딤채 아트 워크 프로젝트를 맡았다는 소식에 너무나 기뻐하셨던 어머니의 반응, 잊을 수 없다.
배영진: 김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솜씨가 좋았던 친정 어머니. 예순살 넘어서도 한아름 김치를 담가 여기저기 나눠 주기를 좋아하셨다.

Q 딤채 안에 김치 외에 저장하고 싶은 것은?
김재현: 와인과 과일.
김종건: 먹물, 다양한 먹색을 실험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난: 내 작품, 차갑게 김 서린 윈도 페인팅을 꺼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
배영진: 신선함을 오래 유지해야 하는 모든 음식과 재료들.

Q 이 프로젝트를 공동작업해야 한다면, 원하는 파트너는?
김재현: apple社의 조나단 이브.
김종건: 건축가 장 누벨. 스테인리스 스틸을 녹슬게 하는 그의 역설적 발상과 나의 한글 손 글씨가 만난다면 첨단기술과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이미지가 탄생할 것 같다.
나 난: 고인이 된 건축가 가우디. 그가 세운 건축물에 내 윈도 페인팅이 어우러지는 꿈 같은 상상을 해보았다.
배영진: 한국적인 감각으로 멋진 디자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젊은 작가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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