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성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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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6세 된 유치원생 아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같은 유치원 동급생 여자아이의 엄마로부터 아들아이가 그 여자아이를 자주 사람들이 안보는 곳으로 데려가 껴안고 몸을 더듬기도 해 걱정이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또 유치원에서도 다른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동안 그 여자아이에게 부부놀이를 하자며 데리고 들어와 뽀뽀를 하고 몸을 만지며 놓아주지 않아 여자아이가 유치원 가기를 싫어한답니다. 아들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키면 좋겠습니까. 이영자<서울 돈암동>

<답>유치원 다니는 어린아이들은 아직 성개념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어린이의 행동을 성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어린이들이 남자·여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몸 생김의 차이에 대한 단수한 호기심으로, 아이에게 있어 「아빠는 왜 나보다 클까」하는 정도의 호기심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아이의 경우 현재 부부침실에서 함께 자거나 아니면 2∼3세까지 데리고 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아이가 잔다고 생각하고 한 부모의 어떤 행동을 아이가 보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는 그것이 단 한번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본 새로운 행동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이 아이는 그 상대 여자아이를 좋아하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알고있는 가장 다정해 보이는 표현방법으로 애정을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엄마는 아이를 다그치거나 야단치지 말고 솔직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그 아이가 그렇게 좋으냐, 왜 좋으냐는 등 자연스럽게 얘기를 끌어내고 그 아이를 예뻐한다는 것을 표현하려면 그 아이를 귀찮게 하지 말고 카드를 그려 보낸다든지 용돈으로 예쁜 핀을 사서 선물해 보라는 등 다른 애정표현방법을 권해 보도록 하십시오. <도움말=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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