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선정 발표한 '2003년 국제 풍운 인물' 6위에 올랐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4위를 차지했고, 1위에는 일방주의와 선제공격론을 주창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정됐다.
통신은 盧대통령에 대해 집권 1년도 안 돼 재신임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한국 정치의 새로운 형태를 연출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측근 비리와 강력한 야당에 발목이 잡힌 盧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위해 재신임 카드를 꺼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통신은 또 盧대통령이 재신임 투표에서 승리한다면 계속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패배할 경우 한국 정치가 또다시 풍파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안전보장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선정됐다.
최근 붙잡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2위), 장기집권 끝에 자리를 물려주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3위)가 높은 순위에 들었다.
이 밖에 강경노선으로 로드맵(중동평화 단계적 이행안)을 교착상태에 빠뜨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7위)가 뽑혔다. 피플파워로 권좌에서 밀려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그루지야 대통령(8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체포된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9위) 등이 올해 풍운의 인물에 뽑혔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