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YS 집권수업 권유/참모조직 바꾸는 배경과 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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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비서실식 수석체제… 인선 매듭단계/사조직 통합 옛 투쟁동지들 일단 2선으로
민자당의 김영삼후보 주변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헤어스타일이 변했고,최창윤장관의 비서실장 기용을 계기로 참모조직에도 일대 쇄신이 가해지고 있다.
김 후보와 함께 아스팔트 투쟁을 해온 동지들이 서서히 뒷전으로 나앉으면서 과거 적진에 몸담았던 여권인사들이 새 진용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5일 발표된 대표위원비서실장 교체는 비서실의 실무진들 대부분이 그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두 차례의 당직개편에서 비서실장이 빠지자 신경식실장이 유임되는 것 아니냐는 정도로 알고 있었고 의전팀 등 일부만 보강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따라서 최창윤공보처장관이 현직에서 곧바로 옮겨오자 기존 비서실팀은 다소 충격을 받는 것 같다.
지금까지 김 후보 비서팀은 신 전실장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오랜 가신 또는 야당시절부터 따르던 충복들이어서 여당후보의 보좌팀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누구보다 김 후보 자신이 격에 맞는 물갈이의 필요성을 느꼈고 청와대와 민정계쪽도 『여당후보가 됐으니 이제 체제개편을 해야한다』는 권고를 했다.
특히 노태우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을 들어 후보비서실의 격상을 강력히 권했으며 김 후보가 이를 수락하자 최창윤실장을 추천했다고 한다.
신임 최 실장은 육사출신이면서도 합리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해 김덕룡총재비서실장과 함께 노­김간 협조관계 유지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 실장은 기획능력과 행정경험을 갖추고 차분하다는 점에서 다소 비조직적이며 행정에 밝지 않은 김 후보를 보좌하는데 적임자라는 점이 참작된 것 같다.
○…비서실장 임명에 이어 비서실진용도 곧 인선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현재 청와대와 협의중인 개편골간은 청와대비서실과 비슷한 모습을 갖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청와대처럼 수석체제를 도입,정무·의전·행정·경제·공보수석을 두고 사실상 집권수업을 받는다는 것이다.
각 수석비서관에 대한 인선도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무수석엔 현역의원이 앉고,행정·경제수석은 차관급 전문가가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의전수석은 외무부에 의뢰,대사출신중에서 물색중인데 김석규본부대사·김봉규주미공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공보수석은 연설문 작성을 겸해야 하기 때문에 중진언론인 출신중에서 고르고 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민중이라고 한다. 최근 임명한 허술 현공보특보는 홍보물 제작 및 김 후보 이미지관리만 맡고 공보수석은 별도 임명할 예정인데 당 일각에서는 문장솜씨에 정평이 나 있는 최재욱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연설문작성을 겸하도록 하자는 안이 검토됐었다. 그럴 경우 박희태대변인은 본인의 희망대로 법사위원장을 맡긴다는게 원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이종찬진영의 대변인을 맡았고 전두환­박태준으로 이어지는 여권강자의 입을 대물림했다는 점에서 참신성이나 일관성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과외선생으로 알려진 한이헌특보는 계속 특보를 맡고 그보다 공직 급수가 높은 사람이 수석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는 비서실과 별도로 강팀의 대선기획위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대선기획위는 선거운동 잠정중단결정에 따라 당분간 구성을 유보할 예정이지만 홍보·기획팀은 내막적으로 ▲일반홍보 ▲연설문안 작성 등 언론관계 ▲이미지 제고 ▲행사관계 등 네분야로 곧 구성키로 했다.
그 팀장은 중량급 홍보전문가가 임명될 예정인데 최병렬노동부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신경식 전비서실장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새 김영삼진용을 짜는데 있어 가장 큰 부담은 기존의 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 대폭 개편하자는 의견도 없지 않으나 김 후보와의 오랜 동고동락에서 그들 만큼 호흡을 잘 맞추는 인물도 찾기 힘들다는 반론이 강해 역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이들과 별도도 광화문에서 사조직 중앙조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2남 현철씨에 대해선 가급적 오해와 잡음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기타의 사조직은 민주삭악회로 통합,최형우의원으로 하여금 총괄 장악토록 한다는 계획이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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