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에 체중 싣는 운동을
성장판은 우리 몸의 뼈 중에서 관절과 직접 연결된 긴 뼈의 끝부분에 있다. 성장판은 팔.다리.손가락.발가락.손목.어깨 등에 있지만 무릎에 있는 성장판이 가장 활발하게 자란다. 따라서 키가 큰 아이는 무릎의 성장판이 자극받아 잘 자란 어린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 마디병원 김승호(정형외과)원장은 "줄넘기.콩콩 뛰기.달리기.걷기.점프.고무줄 놀이 등 무릎 관절에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무릎 성장판을 가장 잘 자극한다"고 소개했다. 수영.자전거 등은 무릎에 하중이 비교적 덜 실려 성장판 자극이 약하다는 것. 그렇다고 수영.자전거 등이 어린이에게 불필요한 운동이라는 것은 아니다. 성인의 경우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운동 중 한 가지만 계속하면 탈이 나기 쉽다. 마찬가지로 어린이 운동도 '편식'은 곤란하다. 1주일에 체중이 실리는 운동 2~3일,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 2~3일 식으로 운동 계획을 짜주는 것이 맞다.
몸은 부드럽게, 좌우 균형을 맞춰야
대경대 생활체육과 김권섭 교수는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좌우 균형이 잘 맞는 운동이 어린이 성장에 유효하다"며 "몸을 부드럽게 하는 운동으론 스트레칭.농구의 점프 동작, 좌우 균형이 잘 맞는 운동으론 걷기.뛰기.고무줄 놀이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칭은 땅바닥에서, 점프 등 폴짝 뛰기는 공중에서 발목.무릎 등을 펴주는 동작이다. 운동 전후에 준비운동.마무리 운동을 반드시 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게을리하면 근육이 굳어져 몸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좌우 균형이 잘 맞는 운동이 키 성장에 이로운 것은 햇볕을 앞뒤로 골고루 받은 나무가 잘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령 오른발잡이 어린이가 태권도를 할 때는 왼발차기, 축구를 할 때는 왼발슛을 익히는 것이 성장에 유익하다는 것.
너무 많이 뛰면 부상 우려… 짧게 자주
성인은 30분~1시간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빨리 오며 근육이 아직 덜 발달된 상태여서 성인 기준에 맞춰 운동하는 것은 무리다. 운동량이 지나치면 부상.손상을 입기 쉽다. 단 회복력은 성인보다 훨씬 빠르다. 따라서 어린이는 한번에 5분 이내로 운동하는 것이 적당하다. 휴식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하루 1~3회 운동하면 문제가 없다.
계명대 의대 김대현(가정의학과) 교수는 "어린이의 운동 강도는 호흡이 약간 거칠어질 정도면 알맞다"며 "걷기 운동을 한다면 시속 5㎞ 이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데서 뛰기, 역기 들기는 피해야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행동은 성장판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역기 등 무게를 올려야 하는 중량 운동을 초.중학생 때 시작하는 것도 무리다. 고교 이후로 미루는 게 좋다. 성장판이 다칠 수 있어서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오르막을 오를 때 무릎 성장판에 자극을 준다. 허리도 강하게 하고, 척추를 바로 세워 바른 자세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건국대 스포츠과학부 차광석 교수는 "등반 코스가 너무 험한 산행은 초등학생에게 추천하지 않는다"며 "완만한 산이나 러닝머신 등 경사면이 일정한 코스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함소아 한의원 최혁용 원장은 "팔.다리의 움직임이 많은 인라인스케이트는 균형감각을 키워주고 성장판을 자극한다"며 그러나 잘못 넘어지면 골절 등으로 성장판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헬멧, 팔꿈치와 무릎 보호대, 자기 발에 맞는 스케이트를 착용하고 초보자라면 안전수칙과 기초 교육을 받는다.
박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