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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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요즘 흔히들 공고의 시대, 30초의 시대라 부를 만큼 주위에는 각종 광고·CF들이 범람하고있다. 나도 TV광고에 관심이 많아 유독 광고만을 눈여겨 보아왔는데 한가지 놀랍고 의아한 점이 있다. 지난 겨울 한달가량 일본에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일본어를 잘못하기에 TV를 보아도 간결한 CF를 많이 보게 되었고 또 관심이 많았기에 유독 세밀히 시청했다.
그런데 많은 광고들을 보던중 한 광고가 TV에 비춰질때 당혹감과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번쩍이는 가죽옷을 입은 10여명의 남녀 무용수들이 안무가 한사람의 지시를 받고 춤추는 모회사의 음료수광고였는데 이 광고는 일본에서 방송되고 있는 세계굴지 청량음료회사의 일본제작 음료수 광고와 너무나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너무 유사하기에 마치 일본에서 그 광고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번쩍이는 의상, 츨연진들의 춤동작, 심지어 얼굴 표정까지 마치일본 광고의 대본을 가져와 음악·출연진만 바꾼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일본 광고가 잘 만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간혹은 주제의 모호성이라든가 외설적인 것, 또는 유명스타에 너무 의존하는 작품도 더러있다. 그렇지 않아도 왜색문화의 침투로 어지러운데 안방에까지 일본풍이 번진다면 이 또한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이상열<서울 노원구 중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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