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 놀자] 세금 없는 해외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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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비과세 적용 대상은 '국내법에 의해 만들어진 펀드가 투자한 외국 증시 상장 주식의 양도 및 평가 차익'으로 국한됩니다. 따라서 외국법에 의해 만들어져 수입 판매되는 펀드인 역외 펀드는 대상 자체에서 제외됩니다. 이 같은 역외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해외 펀드 또한 비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해외 펀드가 투자한 자산이 비록 외국 증시에 상장된 금융상품이라도 현물 주식이 아닌 지수선물 등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부동산투자펀드) 등의 시세 차익은 모두 세금을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국내 상장 주식 및 ETF, 외국 상장 주식, 비상장 외국 주식, 외국 채권, 외국 상장 리츠, 외국 상장 상품선물 등 일곱 가지의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A라는 펀드가 있다고 칩시다. 이 펀드에 투자했다가 벌어들인 1억원의 자산별 기여도를 분석했더니 국내 상장 주식 5%, 국내 상장 ETF 5%, 외국 상장주식 40%, 비상장 외국 주식 20%, 리츠 10%, 외국 채권 8%, 상품선물 10%, 주식 배당금 2% 등이었습니다. 이 중 비과세 대상은 국내외 상장 주식 및 국내 상장 ETF의 수익금 50%입니다. 국내 상장 주식은 일찌감치 비과세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고,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외국 상장 ETF와 달리 국내 상장 ETF 또한 비과세 대상입니다. 결국 투자자는 과세 대상 수익금인 5000만원의 15.4%, 즉 77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일반투자자가 해외 펀드 내에서 비과세 대상 자산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가 흔히 보유한 종목 중 '웨스트필드 그룹(Westfield Group)'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름만 봐서는 마치 기업 주식 같지만 펀드 이름입니다. 따라서 비과세 대상 자산의 비중은 판매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입니다. 법 시행일 이후에는 '과표 기준가격'을 이용해 추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펀드의 세금 징수를 위해 계산하는 '과표 기준가격'과 펀드 기준가격의 격차가 비과세 수익이므로 이를 통해 비과세 대상 자산의 비율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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