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플랭크 당뇨 이기고, 우승샷 날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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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버플랭크가 부상으로 받은 오토바이를 타고 포즈를 취했다. [어빙 AP=연합뉴스]


당뇨병 환자인 스콧 버플랭크(미국)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었다.

버플랭크는 30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PGA 투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친 그는 합계 13언더파로 루크 도널드(영국.12언더파)에게 1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통산 5승째지만 2001년 이후 6년 만에 맛본 감격이다. 그동안 버플랭크는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잡았다가 번번이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2001년 이후 준우승만 여섯 차례였다. 42세인 나이도 적지 않고, 어깨 부상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그를 괴롭힌 당뇨병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는 불규칙한 투어 생활 때문에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없어 미니 인슐린 펌프를 차고 경기한다. KPGA 투어에서도 당뇨병 투병 중인 박부원이 지난해 최종라운드 체력 저하를 극복하고 우승한 바 있다.

버플랭크는 "하늘에 있는 누군가가 나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누군가'는 바로 이 대회를 만든 바이런 넬슨이다. 버플랭크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였던 넬슨은 지난해 94세로 타계했다.

버플랭크는 "이렇게 경기가 잘 풀린 날은 처음"이라며 "1타 차로 쫓기던 18번 홀에 들어섰을 때 넬슨을 느낄 수 있었고, 마음이 편해져 우승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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