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기청정기 매출 작년보다 확 뛰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호 07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성모(27ㆍ여)씨는 지난 1일 오후 황사에 숨이 막혔다. 성씨는 “안정환 선수가 출전하는 프로축구 성남-수원 경기를 보기 위해 남자친구와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 갔으나 먼지가 워낙 심해 관전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며 “약국에서 급히 마스크를 사서 쓰고 난 뒤에야 마음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황사 특수 반기는 곳도 #필터·산소캔 등 아이디어 상품도 봇물

본격적인 나들이 철로 접어든 4월 첫날. 시민들은 황사로 몸살을 앓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음료업계는 ‘황사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백화점ㆍ할인점 등은 앞으로 강한 황사가 두세 차례 더 올 것이란 예보를 바탕으로 ‘황사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GS마트는 지난달 31일과 4월 1일 이틀 동안 공기청정기(사진)ㆍ구강제품ㆍ세제 등의 매출이 지난해 황사가 심했던 4월 8일보다 최고 7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가 지난달 말 출시한 ‘황사전용 필터 공기청정기’는 일주일만에 5000대 팔렸다. 홍보팀 고지운 대리는 “매출이 지난해 대비 35% 늘어 일반 공기청정기도 월 2700대가량 팔린다”며 “4∼5월 황사가 더 심해진다는 예보가 있어 올해만 20만∼30만 대가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사 관련 용품 온라인 쇼핑몰인 에코프레쉬 김석진 팀장은 “보통 일요일에는 마스크와 악취제거제가 100여 개 팔리는데, 1일은 오전에만 250여 개 팔렸다”며 “올해는 공기청정 기능을 가진 악취제거제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고 알려져 있는 삼겹살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썬미트의 돈데이 이남금 팀장은 “황사가 심해진다는 일기예보가 나오는 날이면 체인점의 매출이 20% 증가한다”며 “5월까지는 매출이 계속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산소 함유량이 많은 음료는 보통 5월 들어 판매가 증가하지만 황사 때문에 한 달 이상 성수기가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동네 의원에는 호흡기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환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분당의 고시환소아과의 경우 황사가 맹위를 떨친 지난 1일 이후 고열과 비염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하루 평균 50여 명으로, 평소보다 30% 늘었다.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마스크가 달린 휴대용 산소캔, 목걸이처럼 착용하면 음이온이 발생해 호흡하기 쉽게 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등장했다. 요즘은 먼지뿐 아니라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 황사 관련 유해물을 걸러주는 황사 필터가 인기다.

일부에서는 황사 용품의 효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서울대 이승묵 교수(보건대학원)는 “폐에 달라붙는 먼지는 직경 2.5㎛ 이하의 미세먼지”라며 “필터 성능이 우수하지 않은 일반 황사 마스크는 이런 먼지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재래시장클럽 유대길 회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황사가 심해지는 것을 틈타 ‘웰빙’을 강조하는 판촉을 벌여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재래시장 상인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