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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과의 투쟁, 그 10년의 역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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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04면

2001년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였다. 그 후 살아남은 기업을 ‘웹 2.0 기업’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3월 초에 5000을 돌파했던 미국 나스닥 지수는 2001년 4월 ‘피의 금요일’ 사상 최대의 하락을 맛봤다. 2000선 이하로의 추락이었다. 웹 기업들의 빠른 성장에 놀랐던 세상은 다시 갑작스러운 몰락에 경악했다.

인터넷 비지니스 흥망성쇠 #사용자 참여에 기반… 자기만의 수익구조와 경쟁력 있는 서비스 갖춘 기업만 살아남아

1995년에 검색엔진 야후와 최초의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탄생해 90년대 말까지 급속도로 성장했다. 포춘이 선정한 ‘e-50’에 따르면 99년까지 야후의 당기순이익은 6100만 달러, 아마존은 7억2000달러였다. 이베이는 1억 달러를 넘었다.

이들의 눈부신 성과는 ‘신경제’ ‘인터넷 경제’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경제용어를 만들어내며 주식시장을 휩쓸었다. 지금까지의 시장과 달리 완전경쟁 시장을 구현하며 소비자들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이상을 현실화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쏟아졌다. 신생 인터넷 서비스 기업뿐 아니라 다른 오프라인 기업까지 닷컴 시장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승기는 잠시였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해 막대한 투자를 이끌어낸 기업 중에서 별다른 수익구조를 내지 못한 채 쓰러지는 기업이 속출했다.

베네통의 지원으로 1억 달러를 유치한 유럽 제1의 인터넷 의류업체 부닷컴은 창업 1년 만에 1억3000만 달러의 자금을 다 날리고 2000년 5월 도산했다.

2000년 당시 미국에 상장된 371개 인터넷 기업 가운데 74%가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추가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아마존 같은 1세대 기업도 흔들렸다. 2000년 3월 현금 소진 속도로 볼 때 아마존의 생존기간은 10개월이었다. 2000년 2분기 순손실만 3억1720만 달러였다.

하지만 버블 붕괴 위기에도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었다. 1세대 기업 중에선 야후·아마존, 후발주자 중에선 구글·위키피디아·유튜브 등이었다. 이들은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해나갔다.

아마존은 소스를 개방하고 댓글 등 사용자 참여 콘텐트를 활용해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야후는 전문경영인 팀 쿠글을 등용해 검색광고라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야후는 창업 10주년인 2004년도 매출액 35억 달러, 시가총액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기덕 연구원은 “핵심 서비스가 사용자의 참여에 기반하고 있거나 수익원이 수많은 이용자로부터 창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상품을 단순히 싸게 파는 데 주력한 기업들은 몰락했고, 이베이나 아마존처럼 인터넷의 가치와 장점을 충분히 살린 기업만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살아남은 기업은 자기만의 수익구조와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킬러 서비스’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 인터넷 시장도 롤러코스터

한국 역시 1990년대 후반 본격적인 닷컴 시대를 맞아 네이버·다음·라이코스 코리아·네띠앙 등 1세대 닷컴 기업들이 나타났다. 온라인 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 속에 ‘묻지마’ 투자가 몰리면서 코스닥 지수가 연일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몰락이 시작되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99년 다이얼패드로 인터넷 전화의 포문을 연 새롬기술의 경우 2000년에 시가총액 1조5000억원, 매출액 262억원을 기록했으나 분식회계 등 추문에 휘말리며 최고 32만원이던 주가가 3000원 선으로 떨어졌다.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다음과 1, 2위를 다투던 프리챌은 서비스 유료화로 쓴맛을 보았다. 2002년 11월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하자 이용자들이 무료 서비스를 하는 다음 ‘카페’와 싸이월드의 ‘클럽’으로 대거 이동했다.

99년 10월 모교 사랑을 앞세워 출범한 뒤 13개월 만에 7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던 아이러브 스쿨은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해 싸이월드에 시장을 빼앗겼다.

반면 같은 99년에 시장에 진입한 NHN(네이버)은 게임·검색광고 등의 수익모델을 통해 2003년부터 업계 선두를 달렸다. 현재 네이버의 지식iN, 다음의 커뮤니티, 네이트의 미니홈피는 웹 2.0의 대표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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