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위기는 오지 않는다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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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22면

-경제 위기론을 어떻게 보나.
“최근 IT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이 환율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고, 투자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가 위기를 맞아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가 많았지만, 이를 잘 타개해 왔다. 기업들이 미래를 걱정하고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게 거꾸로 희망적이다. LG전자가 본사 인력을 50% 절감한다고 나선 게 좋은 예다. 기업들은 신사업 개척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활로를 찾아나갈 것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 기업들 돌파구 찾을 것 … 주식에 장기 투자해야

-정부 규제와 노조의 강경 투쟁 등이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데.
“위기가 없다는 것은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다른 경제 주체들이 힘을 모아주는 것을 전제로 한 얘기다.”

-미래의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나.
“국내의 풍족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아울러 소득과 자산의 증가를 반영한 여러 서비스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국은 신흥개도국 중 가장 모범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전자와 IT·철강·자동차·화학·통신·금융 등 산업 포트폴리오가 완벽할 정도로 잘 짜여 있다. 적절한 투자와 혁신 노력만 계속된다면 선진국형 첨단산업으로 얼마든지 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현재 기업들의 투자가 너무 부진하지 않나.
“점차 개선되리라 본다. 특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기업들의 투자를 자극할 것이다. 아울러 북핵문제의 원만한 해결도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남북경협의 활성화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 위기론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증시의 투자자들은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본다. 위기론이 확산하는 와중에서도 주식형펀드로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 않나.”

-샌드위치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샌드위치라기보다는 아시아 성장의 한 축이라고 보고 싶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 중 하나로 발돋움할 중국이 바로 옆에 있는 것은 오히려 기회요인이다.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겠지만 한 발 앞선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잘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 한국도 직격탄을 맞을 텐데.
“미국이 천천히 가라앉는 대신 이를 대체할 중국ㆍ일본ㆍ유럽연합(EU)ㆍ인도 등이 떠오르면서 그 공백을 충분히 메워 세계 경제가 균형 있는 성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2010년 공황설도 있지만, 실제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각국 정부의 적절한 개입 등으로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매우 짧아지고 있다. 공황은 과도한 경기상승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런 상황을 제어할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전 세계적으로 과잉 유동성의 문제가 심각한데.
“그렇긴 하지만 파국으로 치달을 정도는 아니다. 선진국들의 유동성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정책의 효과로 2006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국과 인도도 금리를 올리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주식에 장기 투자해도 좋다는 얘긴가.
“이제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장기 투자해야 고수익의 과실을 얻게 될 것이다. 2001년초 출범한 미래에셋 인디펜던스펀드의 경우 2002년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지만 결국 500%에 육박하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2002년 당시 시장 침체에 낙담해 돈을 뺐던 사람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다. 향후 고령화 추세에 맞춰 국내 금융자산 축적은 더욱 활발해지고 그중 상당부분이 증시로 흘러들 것이다. 다만 글로벌 안목으로 해외 펀드에도 안배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일부 지역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국내 가계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80%로 너무 높다. 위험분산 차원에서도 부동산은 점차 줄이고 금융자산은 늘리는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 

-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담당 상무
- 現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 한국펀드대상 5년 연속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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