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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시험 「커닝시계」 부정/「필기」 정답 입력… 수백만원씩 거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제작업자 등 구속… 공무원 관련여부 수사 확대
최근 운전면허 필시시험장에서 전화번호가 입력되는 전자시계에 문제유형별로 정답을 입력한 「커닝시계」를 이용해 부정을 저지르는 신종 범죄가 등장,검찰·경찰이 전면수사에 나섰다.
이 커닝시계는 강남·강서·도봉 등 서울시내 모든 면허시험장 주변에서 필기시험에 자주 낙방하는 응시자들을 상대로 수백만원씩에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경찰은 제조·중개·모집책을 갖춘 전문범죄조직들이 면허시험장 직원 등 관계공무원들과 짜고 이 시계를 대량으로 유통시키고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커닝시계를 제작·유통시킨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일당 5명중 모집책 김인식씨(52·서울 미아동)를 구속하고 전재웅씨(44·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 등 2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주범인 승리출판사 대표 강종평씨(49·서울 봉천10동)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커닝시계를 이용,시험을 치른 박태관씨(46·야채상·서울 풍납2동)를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김평기씨(54·무직)를 불구속 입건했다.
모집책 김씨 등은 면허시험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응시자들에게 『필기시험에 1백% 합격시켜줄 수 있다』고 접근,8일 응시자 박씨로부터 2백40만원을 받고 커닝시계를 빌려준 혐의다.
달아난 강씨는 운전면허시험 문제지를 제작,판매하는 자신의 출판사 사무실에서 커닝시계를 제작,중간공급책 4명을 통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운전면허시험이 30개 유형으로 3개월마다 바뀌는 점으로 미루어 이들이 운전면허시험장 관계공무원들과 짜고 문제지를 빼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왔을 것으로 보고 면허시험장 직원 등 공무원·부정합격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도 최근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커닝시계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면허시험장 조교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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