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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신념과 원칙 지키다 정권 교체돼도 할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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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무현 대통령이 '동업자'라고 부른 집권세력의 386 실세 안희정(사진)씨가 2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치적 신념과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했는데 연말 대선에서 패배해 정권이 교체된다면 그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안씨는 "(386을 포함한 친노 그룹 등)우리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했다"며 "참여정부 5년이 끝났다고 이런 작업을 멈출 수는 없으며 어떤 형태로든 노무현 정치의 흐름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배우 명계남씨 등 친노 인사들과 함께 27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이라는 정치조직을 만들었다.

12월 대선과 관련, 그는 "현재 정치 상황을 놓고 연말을 전망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 속에서 충분한 (정권 재창출의)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 주자로 부상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해선 "정 전 총장은 아직 정치 주식시장에 등록을 하지 않았다. 시장에 상품도 안 내놓은 상태에서 어떤 정치를 할지,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 통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안씨와의 일문일답.

-4.25 재.보선의 한나라당 참패로 범여권의 연말 대선 전망은 좋아진 건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대선 구도는 대선 주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범여권은 아직 눈에 띄는 주자가 없다. 분명한 건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도, 범여권의 주자들 중 누구도 2002년 대선에서 국민들이 맛봤던 밥상보다 더 나은 밥상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말 대선에서 범여권이 패배할 수도 있다고 보나.

"대선에서 필승전략이란 말처럼 모순된 말은 없다. 선거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야당을 하는 것이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범여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기업은 주식시장에 등록함으로써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정 전 총장은 아직 정치시장에 등록도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시장 등록의 통로는 정당이다. 그가 시장에 등록을 하지 않으니 어떤 정치를 할 건지,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 통 알 수가 없다. 일단 등록을 하고 자신을 홍보해야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대선에서 노 대통령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정치조직 아닌가.

"우리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잘한 일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 진보정치개혁세력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고향인 논산 선거에 도전할 건가.

"지난 4년 반 동안 제대로 된 명함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집행위원으로 앞으로 대전.충남 지역 강연에 집중할 생각이다. 나도 이제 내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

이수호.이가영 기자

◆ 안희정(4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좌 희정, 우 광재'로 불린다.

2002년 노 대통령 당선자 정무팀장을 맡았다.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이듬해 석방됐으며 지난해 8.15때 복권됐다. 대전 남대전고 재학 당시 광주민주화운동 데모를 벌이다가 퇴학당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에 입학한 뒤 국가보안법위반사건으로 두 차례 투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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