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의석 장현수 이현승 젊은 영화 이끌 트로이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단편영화를 통해 연출력 소지를 인정받았거나 각본 작성능력이 있는 세 사람의 신인감독이 데뷔작 발표를 앞 뒀거나 작품 제작에 들어가 영화계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의석(57년생.)·장현수(59년생)·이현승(61년생)씨 등 세 신인은 모두 영하아카데미 출신들(김·장씨1기, 이씨4기)로 다른 아카데미출신 감독들과는 달리 인기배우를 기용하는 등 비교적 돈 사정이 넉넉한 영화사와 손잡은 행운도 겹쳐 데뷔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고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김의석씨는 최민수·심혜진 주연의 청춘코미디 『결혼이야기』로 데뷔한다.
김씨는 임권택 문하에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다다』연출에 참여한 뒤 CF감독으로 일하다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에 자극 받아 다시 영화판에 돌아왔다.
김씨는 감독 연수시절 『천막도시』 『창수의 취업시대』 『뫼비우스의 딸』 등 리얼리즘 계통의 단편영화로 프랑스문화원 단편영 화제, 싱가포르단편영화제. 한국청소년영화제 등에서 수상했었다.
이번에 내 놓을 『결혼이야기』는 김씨의 경력을 반영, 리얼리즘·CF의 결합이라는, 대단히 모호하나 만들기에 따라서는 독특한 성격을 띨 도전적 작품이다.
영화평단은 김씨에 대해재기와 연출력은 갖췄으나 그 바탕이 리얼리즘으로 탄탄하게 깔릴 때 감독으로서 긴 생명력을 얻을 것』이라고 평했다.
『결혼이야기』는 전문 기획사 신씨네가 기획하고 피카디리극장이 설립한 익영영화사의 창립작품으로 신혼의 애환을 경쾌하게 짚은 영화다.
김씨의 중앙대 연극영화과후배인 장현수씨는 문정태씨의 소설 『걸어서 하늘까지』를 동명으로 영화화, 올 대종상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장씨는 곽지균 감독의 『그후로도 오랫동안』의 각본, 『젊은 날의 초상』의 각색, 박종원 감독이 얼마 전 촬영을 끝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각색에 참여하는 등 시나리오작성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차분히 절제된 연출이 특기인 장씨는 그러나 차분한 만큼 거친 세상을 힘차게 터치하는 힘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걸어서 …』는 정보석·강석우·배종옥 주연으로 소매치기남녀의 막막한 삶을 그렸다.
『걸어서…』를 만든 세경영화사가 또다시 제작하는 『그대 안의 블루』연출을 맡은 이현승씨는 배우 기용만으로도 행운을 잡은 신인이다.
안성기·강수연이라는 뚜렷한 스타를 잡아 작품이 엉터리가 아닌 한 흥행은 반쯤 접고 시작하는 셈이다.
홍익대미대 출신인 이씨는 박철수·박광수 감독 연출부에서 일했고 여권단체인 「여성의 전화」의뢰로 아내학대 문제를 다룬 문화영화 『굴레를 벗고서』를 만든 바 있다.
자작시나리오인 『그대 안의 블루』는 일과 가정(또는 남자와의 사랑)사이에서 갈등을 겪다 결국 일을 선택한다는 이른바 커리어 우먼 문제를 다룰 영화다. 미대생 출신답게 색상을 이용한 화면 속에서 여성의 심리를 파고 들어가는게 이씨의 앞으로의 연출 방향이다.
세 신인감독은 영화계의 평가로 미뤄볼 때 기대주임엔 틀림없을 것 같지만 소재·연출이 감성 위주여서 진짜 재목일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다. <이헌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