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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경선」에 반사이득 기대/민주/당내경선 모양갖추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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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당에 민자당의 파행경선은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국민당은 이종찬의원이 언제쯤 민자당과 결별할 것인지,독자출마의 파장이 어떨지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김대중민주당대표는 이종찬의원의 경선거부사태에 대해 아직은 공개적으로 반응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표정관리중이다.
남의 당 갈등에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듣기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김영삼대표의 19일 「상처투성이 후보」 등장에 고무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이며 측근의원들은 『김영삼후보의 하강은 김 대표에게 반사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대중대표와 그 주변은 앞으로 YS가 모양과 실질을 갖춘 집권당의 대통령후보로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을 회의하는 편이다.
김 후보가 앞장서는데 이질감을 느끼는 여당성향이 있는데다 노태우대통령의 여권내 장악력이 『말이 아니다』(조승형비서실장)는 점에 기인한다.
87년 대선당시 노 후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자금과 조직을 총가동시켰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힘과 의지가 노 대통령에게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런 민자당의 약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김대중대표는 첫째,유연하고 국정관리 능력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
그러나 민자당의 경선파행은 김대중대표에게 부담을 안기는 측면도 있다.
경쟁자인 이기택대표의 민주계는 김 대표의 신민계일부에서 민주계위원장들을 협박하고 대의원을 매수한다며 불공정,부정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19일 아침 롯데호텔에서 있은 이 대표 주재의 민주계 경선대책모임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경선참여의 무의미와 포기까지 주장하는 형국이다.
더구나 이종찬의원의 양김대결 불가론은 이기택대표진영의 분위기를 한층 고양시키고 있다. 실제 이종찬의원은 야당쪽의 세대교체동참을 이 대표에게 끊임없이 권고해왔다.
이를 막기위해 김 대표로는 일단 이 대표를 감싸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가 이종찬의원의 경선거부선언이 있던 17일 낮 이 대표를 서둘러 만난 것도 이런 이유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이종찬의원같은 스타일로 경선분위기를 급박하게 몰아갈까 골치아파한다.
국민당은 민자당 경선실패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김대중대표를 찾지 않고 자기쪽으로 기울 것으로 판단하나 총선에서 나타난 유사현상들이 대선에서도 반복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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