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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갈피] "멋진 사업 있어도 리더를 찾아야 손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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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메바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우성주 옮김, 예문, 256쪽, 1만2000원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이들 세 사람은 일본의 3대 기업인으로 꼽힌다. 마쓰시타전기를 설립한 마쓰시다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으로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기술의 혼다'를 일궈낸 혼다는 동양인 최초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또 한사람, 이나모리는 세계 최대 세라믹업체 교세라의 창업주다. 이나모리는 가고시마의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1959년 자본금 300만엔, 종업원 28명으로 교토세라믹주식회사(현 교세라)를 세웠다. 지금 교세라는 매출 5조엔, 종업원 5만8000여명의 거대 기업으로 탈바꿈해 있다. 잘나가는 전자제품 회사 치고 교세라와 거래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다.

이 책에는 이나모리의 경영관이 담겨 있다. 그것도 아주 독특한. 책 저자인 이나모리는 이를 '아메바 경영'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메바는 단세포 원생동물이다. 형태도 일정하지 않다. 그만큼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 이나모리는 아메바의 생존법을 경영에 도입했다. 회사가 발전하면 조직도 커지게 마련. 이나모리는 전체 조직을 여러 개로 나눠 각각이 하나의 중소기업처럼 경영토록 했다. 각 조직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토록 한 것이다. 이 아메바 수가 3000개를 넘는다고 하니 놀랄만 하다.

이나모리는 각 아메바를 이끌 리더를 중시한다. 아메바 경영 목적 중 하나가 경영자 의식을 가진 인재육성이다. 충분한 경험이나 능력이 없다고 해서 리더후보에서 배제시키지 않는다. 가능성이 있으면 된다. 그는 "인재야말로 사업의 근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신규사업에 어울리는 인재가 있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사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효율 경영을 위해 조직을 세분화했지만, 결국 회사 운명은 인재에 달려있음을 후배 경영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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