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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생포] 2500만불 받는 제보자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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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서 고문 등 탄압을 받은 쿠르드족이 후세인 체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은 쿠스라트 라술 알리라는 쿠르드족 지도자가 이끈 쿠르드 특수부대가 후세인 체포 작전을 펼친 미군부대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는 후세인 정권 당시 체포돼 심한 고문을 당한 인물이며 그가 지휘하는 쿠르드 특수부대는 후세인과 그 정권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들을 추적하는 작전을 벌여왔다.

후세인은 1988년 3월 16일 북부 쿠르드족 마을인 하라비야를 화학무기로 공격해 어린이를 포함한 전 주민을 몰살시키는 등 자신의 억압통치에 저항하는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을 처절하게 탄압했다. 이번 후세인 체포 작전에 쿠르드족이 큰 몫을 한 것은 그동안 압박받은 데 대한 복수로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91년 이라크전 후 유엔의 통제를 받는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을 기반으로 미국 등의 무기 지원을 받아 세력을 길러왔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대규모 검거작전을 편 미군 부대는 미 제4 보병사단의 별동대인 '아이언 호스(철마)'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등 외신들은 이 부대가 지난 11일부터 티크리트 인근에서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체포 작전을 펴왔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누구=미국이 사담 후세인 체포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약속한 2천5백만달러(약 3백억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제보자의 신원은 14일 자정(한국시간)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이라크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하고 있다. CNN방송은 14일 미 국방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 "한 이라크인이 후세인 체포 세시간 전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등 다른 외신들은 미군이 현지 정보원에게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후세인의 은신처를 정확히 찾아 그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마흐무드 오트만 위원도 외신 보도에 힘을 실어주었다. 오트만 위원은 "쿠르드 민병대는 쿠르드족뿐 아니라 티크리트.모술 등지에 이라크인 친구를 많이 두고 있어 이들을 활용해 후세인을 잡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고 말해 쿠르드족이 아닌 이라크인이 제보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7월 22일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미군에 발각돼 최후를 맞을 때에도 이라크인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미군은 제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제보자가 우다이와 쿠사이가 자동차에서 내려 한 빌라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해 미군에 전달했다"며 "빌라 주인이 제보자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보도했다. 빌라의 주인 나와프 자이단은 후세인의 인척으로 알려졌다.

채인택.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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