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설씨 고향 경북 성주군 성밖 숲에/「나그네 설움」노래비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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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일제 때 「한·울분」사연담아
일제 때 나라잃은 한과 설움을 달래주며 민족의식을 일깨워주고 삶에 지친 서민들의 심금을 울려주던 대중가요 『나그네 설움』을 부른 백년연설의 노래비가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동 성밖 숲에 세워지고 있다.
성주군과 국민들은 민족의 애창곡으로 불려온 이 노래의 역사성을 널리 알리고 성주에서 태어나 일생을 노래에 바치면서 대중가요사를 빛낸 백년연설(본명 이갑용·80년 10월6일 작고)의 고귀한 정신을 후세들에게 바르게 계승하기 위해 군민들의 뜻을 모아 비건립에 나선 것이다.
자연석을 깎아 세워질 노래비는 폭 1.5m,높이 1.7m 규모.
노래비 앞면에는 『나그네 설움』의 가사와 민족의 한이 서린 이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새겨넣을 계획이다.
『나그네 설움』은 백년설이 작사자인 고려성과 함께 일본경찰에 끌려가 모진 취조를 받고 나온후 서울 광화문 뒷골목 목로주점에서 술잔으로 울분을 달래며 담뱃갑 뒷면에 적은 것을 노래로 불러 나라잃은 민족의 한과 설움을 달래고 민족의식을 일깨워 주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오고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3월 뜻을 같이 하는 군민들을 중심으로 비건립 준비위원회(위원장 배경성)를 구성하고 군비 1천5백만원과 성금 1천5백만원으로 사업을 추진,이달말께 비건립 공사를 끝내고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백년설은 1915년에 성주군 성주읍 예산리 414에서 태어나 65세에 작고했다.<성주=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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